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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밥 좋아하세요?

by 동그라미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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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밥 좋아하세요?



지금까지 살면서 대략 계산을 해보니 적어도 12,000끼 정도는 밖에서 밥을 사 먹었다.

학업과 일을 하는 동안 휴일을 제외한 주 5일, 적어도 한 끼는 외식을 한 것으로 가정한 수치다.

이렇게 많은 외식 하면서 가장 많이 먹은 메뉴가 뭘까 생각을 해보니 덮밥이다.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비빔밥’이 익숙하지만 나는 ‘비빔밥’보다는 덮밥을 더 선호한다.

나의 덮밥 ‘베스트 5’를 꼽으라면 제육덮밥, 가츠동, 불고기덮밥, 연어덮밥, 장어덮밥을 꼽겠다.



'덮밥'은 밥 위에 여러 가지 주재료와 양념을 얹어 한 그릇에 담아내는 요리 형식을 의미한다.

그 기원은 일본의 '돈부리(丼物)'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돈부리는 일본 에도 시대의 간이음식점인 '겐동야'에서 서민이나 노동자들을 위한 간편하고 저렴한 음식으로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이들에게 한 그릇으로 충분한 포만감을 제공하는 돈부리의 실용성이 현대 덮밥의 시작으로 본다.



대학 시절과 직장 초년 시절에 분식집에서 제일 많이 먹은 메뉴는 제육 덮밥이다.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에는 덮밥 문화가 발달하지 않아서 분식집에서 제육과 오징어덮밥 중에 선택이었다.

나는 열 번이면 한 두 번만 오징어덮밥을 먹고 나머지는 제육 덮밥을 선택할 정도로 고기를 좋아한다.

최근에는 점점 매운 제육보다 부드러운 맛의 가츠동을 더 많이 먹는 편인데 역시 돼지고기 메뉴다.

연어 덮밥도 가끔 먹는 편이고, 장어 덮밥은 좋아하지만 비싸서 자주 먹지는 못한다.



언젠가부터 우리나라에도 덮밥 시장이 급성장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혼밥’ 문화라고 할 수 있다.

과거 한국의 식문화는 '불고기'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 둘러앉아 즐기는 공동체적 식사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한 그릇 요리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덮밥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가장 완벽하게 부응하는 음식 형태였다.



최근에는 집에서 혼자 차슈 덮밥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볶음밥은 늘 자주 해 먹었지만 집에서 덮밥을 직접 만들어 보니 그리 어렵지 않고 맛도 괜찮았다.

며칠 전에도 초등학교 친구를 만나 점심에 규동(불고기 덮밥)을 먹었다.

돌아보니 덮밥은 살면서 가장 편하고 익숙하게 함께 한 친구 같은 느낌이다.

아마도 나이가 더 들어도 나의 덮밥 사랑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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