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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는 이기는 힘이다

by 동그라미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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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는 이기는 힘이다



오랜만에 아내와 장어구이를 먹었다.

최근에 장어를 내돈내산으로 먹은 건 아주 오랜만이다.

하지만 5년 전쯤에는 장어를 거의 매달 한 번씩 먹은 적이 있다.

그 당시에 아내는 암이 재발하여 수술을 하고 항암 치료를 받게 되었다.

항암의 과정을 잘 이기려면 잘 먹는 것이 중요한데 항암을 하면서는 혼자 음식을 해 먹기도 쉽지 않다.

또 아내는 원래 육류 고기는 잘 먹지 않는 편이어서 육류로 기력을 보충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원래 생선을 좋아하고 장어도 좋아해서 항암으로 입맛을 잃었을 때도 장어구이는 먹었다.

집에서 5분 거리 장어집에 당시에 한동안 행사를 해서 3만 9천 원이면 1킬로 장어구이를 먹을 수 있었다.



장어는 ‘원기 회복 끝판왕’이라 여겨질 정도로 스테미나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장어는 풍부한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비타민 A, 비타민 E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기력을 향상해 줄 뿐만 아니라 콜라겐이 많아 피부미용에도 좋다고 한다.

아내는 항암을 하면서도 웬만한 집안일도 했었고, 심지어 가발을 쓰고도 교회 반주자 역할도 했다.

아내에게 있어서 장어는 항암 치료도 잘 견디고, 암도 이기게 한 고마운 음식이다.



장어와 함께 항암을 하는 동안 종종 먹은 음식은 산 낙지다.

아들이 가끔 산 낙지를 주문해서 택배로 오면 각종 야채와 함께 연포탕처럼 해 먹었다.

산 낙지는 옛말에 죽어가는 소도 산 낙지를 먹으면 벌떡 일어난다고 하는 스태미나 음식이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비타민 B와 최근 에너지 드링크에 원료가 되는 ‘타우린’이 많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입맛을 잃고 잘 못 먹던 아내의 입맛이 돌고 다시 힘을 나도록 도운 또 하나의 음식이다.



어떤 병이든 잘 먹을 수 있으면 이길 수 있다.

오늘도 아내와 장어를 먹으며 항암을 할 때 종종 먹으며 잘 이겨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

암을 잘 이긴 아내가 고맙고, 아내가 암을 잘 이기도록 도와 준 장어가 고마운 마음으로 장어구이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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