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개인정보 어떻게 지킬까?
아침에 눈을 뜬다. 손이 먼저 간다. 베개 옆 휴대전화로.
알람을 끄고, 문자를 확인하고, SNS를 스크롤한다.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에 간다. 세수를 하고, 옷을 입고, 커피를 내린다. 그리고 다시 휴대전화를 든다.
출근길. 지하철에서도, 회사에 도착하면 컴퓨터. 점심시간에도 휴대전화. 퇴근 후 집에 돌아와도 휴대전화.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보는 것도 휴대전화.
우리는 하루 종일 디지털 속에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문자가 왔다.
"고객님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비밀번호를 변경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그 문자를 보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내 정보가? 어디서? 뭐가 유출됐지?'
급히 뉴스를 찾아봤다. SKT 개인정보 유출 사고. 수천만 명의 정보가 해킹됐다는 기사가 떴다.
이름,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주소.
내 모든 것이 낯선 누군가의 손에 넘어갔다는 사실에 숨이 막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문자가 왔다.
이번엔 쿠팡이었다. 또 개인정보 유출.
'또?'
뉴스를 보니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수백만, 수천만 명이 같은 피해를 입었다.
SKT 개인정보 유출 사고 때는 유심을 갈았고, 쿠팡 사태에는 비밀번호를 바꿨지만 불안은 여전하다.
사람들은 분노했다. SNS에는 항의 글이 쏟아졌다. 정부에 민원이 빗발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들 잊었다. 그리고 또 휴대전화를 들었다. 또 앱을 켰다. 또 회원 가입을 했다.
디지털 없이는 살 수 없으니까.
가끔 생각한다. '차라리 예전처럼 살면 안 될까?'
휴대전화 없던 시절. 종이로 편지를 쓰고, 공중전화로 통화하고, 은행에 직접 가서 돈을 찾던 그 시절.
하지만 그건 이미 불가능하다.
이미 우리의 일상은 디지털에 깊숙이 뿌리내렸다.
출퇴근 기록도 디지털. 월급도 디지털. 쇼핑도 디지털. 친구와의 대화도 디지털.
디지털을 버리는 건 문명을 버리는 것과 같다. 그래서 우리는 이 디지털 정글 속에 있다.
정글에는 맹수가 있다. 해커, 사기꾼, 악의적인 기업들. 그들은 우리의 정보를 노리고, 우리의 돈을 노리고, 우리의 삶을 노린다.
도망칠 수 없다면, 살아남아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정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가진 것은 무엇인가. 내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가 가진 가장 소중한 것은 정보다.
이름,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주소, 취향, 검색 기록.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정체성이고, 우리의 자산이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쉽게 내어준다.
회원 가입 한 번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입력한다. 약관 동의 버튼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눌러버린다.
'그냥 서비스 이용하려면 어쩔 수 없잖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잠깐. 정말 어쩔 수 없는 걸까?
나는 요즘 달라졌다.
회원 가입 전에 묻는다. '이 서비스, 정말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약관을 읽는다. 제대로 읽는다. 어떤 정보를 수집하는지, 어디에 쓰는지, 누구와 공유하는지.
마케팅 동의? 체크 해제. 제3자 제공 동의? 체크 해제. 선택 항목? 최소한만 입력.
'나는 내 정보의 주인이다.'이 한 문장을 기억한다.
정글에서 살아남으려면 위생이 중요하다.
더러운 물을 마시면 병에 걸린다. 상처를 방치하면 감염된다.
디지털 세상도 마찬가지다.
나는 예전에 모든 사이트에 같은 비밀번호를 썼다. 기억하기 편하니까.
하지만 이건 모든 집의 문을 하나의 열쇠로 여는 것과 같다. 한 곳이 뚫리면, 모든 곳이 뚫린다.
이번에 쿠팡 사태로 오랜만에 비밀번호를 바꿨다.
은행은 따로, 이메일은 따로, SNS는 따로. 각각 다른 비밀번호를 써야 할 것 같다. 복잡하고 어렵게 만든다.
귀찮다. 가끔 잊어버린다. 하지만 안전하다.
이중 인증. 처음에는 정말 귀찮았다. 로그인할 때마다 문자로 인증번호 받고, 입력하고.
'이거 왜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어놨어.'
불평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이 귀찮음이 나를 지킨다는 것을.
이중 인증은 내 계정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관문이다. 해커가 비밀번호를 알아내도, 이 관문은 넘을 수 없다.
링크. 문자로 온다. 이메일로 온다.
"고객님의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확인하세요."
"계좌가 정지될 위험이 있습니다. 즉시 확인하세요."
예전의 나는 클릭했다. 겁이 났으니까. 궁금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클릭하지 않는다.
의심되면, 공식 앱을 켠다. 공식 웹사이트에 직접 들어간다.
링크는 정글 속 독사와 같다. 한 번 물리면 모든 것을 잃는다.
정글에서 혼자 살 수는 없다.
우리에게는 공동체가 필요하다. 서로를 지키고, 서로에게 경고하고, 함께 맹수에 맞서는 것.
기업이 정보를 유출했다면, 우리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건 잘못됐다." "우리는 피해자다." "책임져라."
SNS에 글을 쓴다. 민원을 넣는다. 집단 소송에 참여한다.
귀찮다.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우리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기업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도 글을 쓴다. 이렇게 내가 겪은 일을, 내가 느낀 분노를.
작은 목소리일지 모르지만, 그 목소리들이 모이면 큰 울림이 된다.
우리의 목소리를 통해 기업이, 국가가 국민의 정보가 국민의 안전임을 깨닫고 지키게 해야 한다.
앱을 열 때, 나는 생각한다. '이 앱, 정말 필요할까?'
회원 가입을 할 때, 나는 확인한다. '이 정보, 꼭 줘야 할까?'
디지털 정글은 여전히 위험하다. 맹수는 여전히 우리를 노린다.
이제는 기업이 지켜주겠지, 나라가 지켜주겠지가 아니라, 내 정보를 내가 지킬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돌아갈 수 없다면,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아날로그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
디지털은 이미 우리 삶의 일부가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력하게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우리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정보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디지털 위생을 생활화하고, 목소리를 내며 함께 행동한다면, 이 디지털 정글은 더 이상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이곳은 우리가 성장하고, 연결되고, 새로운 기회를 만나는 공간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