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누군가 “저는 동파육 요리를 할 줄 압니다.”라고 하면 상당한 실력의 요리사라 생각할 것이다.
난 오늘 집에서 혼자 동파육을 해 먹고, 아직도 집안에 동파육 향이 가득한 때에 이 글을 쓴다.
하지만 이제 동파육도 나 같은 요리 초짜도 집에서 간단히 해 먹을 수 있는 요리가 되었다.
동파육 요리 맛집에 가면 동파육 한 접시 적어도 5만 원 정도는 한다.
그렇다고 혼자 먹고 싶어 중화요릿집에 가서 동파육만 시켜 먹고 올 수는 없지 않은가?
오랜 손맛과 노하우를 가진 요리 고수의 동파육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가성비 동파육’으로는 충분하다.
일단 중국의 대표적인 미식 중 하나인 동파육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부드러운 식감과 윤기 흐르는 붉은 빛깔이 매력적인 요리다.
동파육의 탄생은 중국 북송 시대의 위대한 문장가이자 시인인 소동파와 관련이 깊다.
소동파가 벼슬에서 밀려나 항저우(항주)로 유배를 갔을 때의 일이다.
그는 그곳에서 홍수를 막기 위한 치수 공사에 힘썼고, 고생하는 백성들을 위로하고자 돼지고기 요리를 대접했다.
당시 항저우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즐겨 먹지 않았다. 소동파는 돼지고기를 술과 간장 등을 넣은 소스에 넣어 약한 불에서 오랫동안 천천히 삶아 지방의 느끼함은 없애고 살코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조리법을 개발했다.
백성들은 이 고기 맛에 감탄하며, 소동파의 호인 '동파'를 따서 '동파육'이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렇듯 사실 원래 동파육은 꽤 오랜 시간 끓이는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 음식이다.
하지만 오늘 나는 약 15분 만에 동파육 요리를 만들어 먹었다.
보통 동파육은 두툼한 오겹살을 썰어 칼집을 내서 만드는데 나는 일단 흑돼지 삼겹살을 이용했다.
삼겹살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프라이팬에 노릇노릇 해질 때까지 굽는다.
사실 동파육 요리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청경채이지만 장 볼 때 깜빡 잊어서 이것도 대파로 대신했다.
삼겹살을 구운 후 프라이팬에 기름을 키친타월로 닦아내고 다시 고기와 대파, 마늘 넣고 맛술 조금 넣는다.
그리고 내가 만들지 않아도 전문가 손길을 거쳐 잘 만들어서 판매하는 동파육 소스를 붙고 약불에 3분 정도 졸이면 요리 끝.
유튜브에 보면 동파육 소스 간단히 만들기 위해 콜라와 쌍화탕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시중에 파는 동파육 소스 하나는 콜라와 쌍화탕을 사는 비용보다 저렴하다.
물론 이렇게 하면 은근한 불에 오래 끓인 동파육의 탱글한 육질과는 차이가 나기는 한다.
하지만 부담 없이 초간단으로 동파육의 맛을 즐기는 데는 이 정도의 방법으로도 충분하다.
물론 이런 레시피에 대해 오랜 정성 들여 요리를 만들었을 소동파 선생에게는 미안하기는 하지만 그분이 지금 나에게 와서 항의할 일은 없으니 상관없다.
요즘은 다양한 요리의 소스가 판매되고 있어서 요리가 참 쉬워졌다.
이제는 동파육도 집에서 간단히 해 먹을 수 있는 쉬운 요리가 되었다.
#동파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