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의 시대에 어떻게 '나다움'을 갖출까?

by 동그라미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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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의 시대에 어떻게 '나다움'을 갖출까?



2025년, 우리는 참으로 치열하게 달렸다.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처럼, 세상은 우리에게 질주를 강요했다.

옆 차가 추월하면 불안해서 가속 페달을 밟았고, 그 길이 낭떠러지로 향하는지, 도로가 끊겨 있는지도 모른 채 오직 ‘속도’ 경쟁에만 몰입했다. 하지만 4차 산업 혁명이 본격화될 2026년을 목전에 둔 지금,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속도와 효율의 영역에서 인간은 더 이상 기계와 AI의 상대가 될 수 없음을 말이다.

이제 생존의 방정식은 바뀌었다.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아니라,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느냐'가 핵심이다.

그 대체 불가능성의 원천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인간적인 것, 바로 ‘나다움’에 있다.

다가오는 새해, 우리가 맹목적인 속도전에서 벗어나 각자의 속도로 빛나기 위해 어떤 능력을 갖춰야 할까?

세대별로 그 해답을 모색해 본다.


1. 2030 세대 - ‘스펙’이 아닌 ‘서사(Narrative)’를 구축하라

사회에 첫발을 내딛거나 한창 커리어를 쌓아 가는 2030 세대에게 세상의 속도는 공포 그 자체다.

AI가 내 일자리를 대체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남들보다 뒤처지면 끝장이라는 강박은 청춘을 옥죄인다.

하지만 기억하라. 기계는 데이터를 처리하지만, 인간은 이야기를 만든다.

1) ‘질문하는 능력(Why)’을 키워라

AI는 "어떻게(How)"에 대한 답을 찾는 데는 선수지만, "왜(Why)"를 묻는 데는 서툴다.

2030 세대가 갖춰야 할 첫 번째 능력은 본질을 묻는 힘이다.

남들이 코딩을 배운다고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이 기술로 세상에 어떤 가치를 주고 싶은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정해진 트랙을 빨리 달리는 능력보다, 나만의 트랙을 왜 깔아야 하는지 설득할 수 있는 철학적 사고가 경쟁력이 된다.


2) 나만의 ‘고유한 서사’를 큐레이팅하라

단순한 스펙의 나열은 이제 AI에 의해 쉽게 요약되고 비교당한다. 하지만 당신이 겪은 굴곡진 실패, 그 찰나에 느꼈던 감정,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얻은 독특한 관점은 AI가 흉내 낼 수 없는 데이터다.

완벽한 결과물보다 ‘나만의 관점’이 담긴 과정의 기록이 더 중요하다.

남들의 속도를 부러워하지 말고, 나의 여정을 매력적인 콘텐츠로 만드는 기획력을 키워야 한다.

가령, 취업 시장에서 단순히 '파이썬 활용 능력 상(上)'이라는 스펙 한 줄을 내세우기보다는, "패스트푸드점에서 키오스크 주문을 못 해 쩔쩔매시는 할머니를 본 뒤, 노인들도 직관적으로 쓸 수 있는 '큰 글씨 주문 인터페이스'를 기획하고 개발했던 과정"을 이야기해 보라.

코딩 기술(How) 자체는 AI가 몇 초 만에 짜줄 수 있지만, '할머니의 불편함'을 포착하고 그것을 해결하려 했던 당신만의 따뜻한 동기(Why)와 그 과정의 서사는 그 어떤 AI도 만들어 낼 수 없는 당신만의 대체 불가능한 무기가 된다.

2. 4050 세대 - ‘속도’를 ‘깊이(Insight)’로 전환하라

이미 속도전에 익숙해진 4050 세대에게 ‘멈춤’이나 ‘감속’은 도태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그대로 달리면 번아웃이 오거나, 기계 부품처럼 교체될 뿐이다.

4050 세대의 무기는 지난 시간 축적해 온 경험의 두께, 즉 ‘깊이’다.


1) 단편적인 지식을 엮는 ‘통찰력’을 발휘하라

정보의 양으로는 AI를 이길 수 없다. 하지만 4050 세대는 수많은 정보와 경험 속에서 맥락을 읽어내는 눈이 있다.

디지털 기술을 맹신하거나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도구로서 활용하되 그 결과물을 인간의 언어와 지혜로 재해석해 주는 능력이 필요하다.

후배들이 빠른 속도로 정보를 가져올 때, 당신은 그 정보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 주는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

2)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리더십의 무기로 삼아라

디지털 문명이 고도화될수록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진짜 사람’의 온기를 그리워한다.

업무 지시는 AI가 더 명확하게 할 수 있을지 몰라도, 팀원의 불안을 잠재우고 공감하며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오직 인간 리더만이 가능하다.

4050 세대가 갖춰야 할 최고의 ‘나다움’은 넉넉한 품과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다.

기계적 효율성이 채워줄 수 없는 정서적 빈 공간을 채우는 능력이 곧 당신의 생존 전략이다.


팀의 후배가 큰 프로젝트에서 실수를 하여 의기소침해 있을 때를 생각해 보라.

AI라면 '실수의 원인 분석 및 재발 방지 프로세스'를 완벽하고 차갑게 출력해 낼 것이다.

하지만 리더인 당신은 그 분석표를 잠시 덮어두고, 후배를 조용히 밖으로 불러내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을 사주며 "나도 자네 나이 땐 더 큰 사고를 쳐서 경위서를 썼었네."라며 자신의 실패담을 털어놓을 수 있다.

그 투박하지만 진심 어린 위로와 공감이 후배를 다시 뛰게 만드는 힘이며, 이것이 바로 효율성만 따지는 기계가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리더의 품격이자 생존 경쟁력이다.

2026년, 안으로 깊어지는 치열함을 위하여

나만의 속도로 간다는 것은 디지털과 담을 쌓고 도태되겠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내비게이션이 가리키는 최단 경로가 아니라, 내가 풍경을 즐길 수 있고 내 호흡을 유지할 수 있는 ‘나만의 경로’를 선택하겠다는 선언이다.

다가오는 2026년은 밖으로 타오르는 불길 같은 경쟁보다, 안으로 단단해지는 치열함이 필요한 해다.

남을 이기기 위해 나를 소진하지 말자. 대신 어제보다 더 ‘나다운 나’를 발견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자. 세상이 아무리 빨라져도, 결국 인생이라는 긴 여정의 운전대는 AI가 아닌 당신이 잡고 있어야 한다.

100km로 달리는 자율주행 차 안에서 불안에 떨기보다, 30km로 뚜벅뚜벅 걸으며 길가의 꽃을 볼 줄 아는 ‘나다움’이, 다가올 미래 가장 강력한 생존 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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