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일정이 없어 일찍 퇴근해 집으로 온 나에게 딸 아이가 대뜸 한 말이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라 다시 말해달라고 하니 '포켓몬 띠부띠부씰'을 자기도 가지고 싶다고 말했다.
띠부띠부씰이 먼지 잘 몰라 바로 핸드폰으로 검색을 했다. 찾아보니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그래서 부모들이 대형마트에 새벽부터 줄을 서서 산다는 기사에 언급이 되는 게 바로 '포켓몬 띠부띠부씰'이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됐다.
이미 동네 맘카페엔 '포켓몬 띠부띠부씰'과 관련한 글들이 많았고, 찾는 아이들에 비해 물량이 너무 없어 부모들의 한탄이 가득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동네 근처 편의점에 가서 포켓몬빵이 있는지 물어봤다. 당연히 없다는 답변과 함께 언제 들어올지도 모르고, 들어온다고 해도 하루에 많아야 2개라는 답을 들었다.
결국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왔는데, 와이프가 동네 다른 편의점에선 매일 10시에 추첨을 통해 포켓몬빵을 판매한다고 10시에 가보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 피곤해 집에서 쉬고 싶었지만, 딸 아이의 성화에 마지못해 해당 편의점으로 향했다.
편의점에 가니 이미 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있었다. 한명씩 편의점에서 나눠주는 추첨 번호를 받고, 10시 정각에 핸드폰 어플로 추첨을 진행했다. 이날 포켓몬빵이 3개 들어왔는데, 추첨 번호는 50번이 넘었다. 당첨이 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꽝이 됐고, 이 소식을 집에 가 알려주니 딸 아이는 굉장히 실망한 표정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매일 10시에 가서 추첨을 해달라고 졸랐다. 알았다고 하고, 그 다음날, 그리고 그 다음날에도 추첨을 하러 갔지만, 역시 당첨되지 않았다.
다행히 몇일 뒤 와이프가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 포켓몬빵을 구입해 딸 아이에게 건내줬고, 나 역시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 포켓몬빵을 구입할 수 있었다. 다만 내가 산 포켓몬빵은 일반적인게 아닌 한정판으로 나온 것으로 가격대가 일반적인 것에 비해 무려 3개 가까이 비쌌다. 비싼 것보단 일단 구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계산했다.
집으로 돌아가 딸 아이에게 포켓몬빵을 건내줬고, 딸 아이는 그 즉시 포장지를 뜯어 띠부띠부씰을 확인했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그러니까 아이들이 가장 좋아해 중고가격이 가장 비싼 띠부띠부씰을 바랬지만, 아쉽게도 그 씰은 나오지 않았다.
그 뒤로 딸 아이는 그 씰을 얻기 위해 일찍 퇴근하는 날 나에게 포켓몬빵을 샀냐고 물었고, 못 샀다고 말하면 이내 실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딸 아이를 위해 여의도며, 회사 근처인 중림동에 있는 편의점을 다 가보고, 언제 들어오는지 물어봤다. 거의 저녁 9시 이후 그것도 1개 내지 2개 정도만 들어오는데, 한 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며, 자신들도 힘들다고 말해줬다.
그래도 저녁일정이 일찍 끝나는 날 근처 편의점을 방문했고, 운 좋게 1개 남은 포켓몬빵을 두 번이나 살 수 있었다. 그럴 때마다 편의점 사장님들은 운이 좋다고 말해줬고, 나는 감사하다고 말하고 계산을 한 후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와 포켓몬빵을 건내주니 딸 아이는 너무나 좋아했다. 아쉽게도 자신이 원하는 띠부띠부씰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지금도 딸 아이는 자기가 잠들기 전에 내가 집에 오면 항상 포켓몬빵을 샀는지 물어본다. 여러 곳을 다녔지만 못 구했다고 말하면, 10시에 추첨하러 갔다 와달라고 조르고 있다. 그럴 때마다 와이프가 달래주고 있는데, 이걸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는건지 속으로 난감할 뿐이다.
울딸~ 아빠도 울딸이 좋아하는 띠부띠부씰을 얻고 싶은데, 빵 자체를 구하기가 너무 어렵네. 그래도 매일 편의점 3~4곳은 방문하고 있어. 아빠가 매일은 아니여도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구할 수 있게 더 돌아다녀볼게. 그런데 그 띠부띠부씰이 그렇게 좋니? 아빠는 그냥 그렇던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