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에 들어간 뒤 와이프와 크게 싸운 원인은 바로 담배다. 20년 가까이 피워온 담배. 매번 끊어야지 하면서도 쉽게 못 끊은 게 담배다.
냄새에 특히 민감한 와이프의 입장에선 담배를 피고 난 뒤 몸에서 나는 담배 냄새를 극히 싫어했다. 연애 때는 물론 육아휴직 전까지도 가끔 담배 때문에 말다툼을 한 적도 적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안 핀다고 끊는다고 했지만 좀처럼 담배의 중독성에서 헤어나질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육아휴직을 다시 없을 금연의 기회로 잡았지만, 육아휴직 후에도 담배를 손에서 놓질 못했다. 오히려 육아의 스트레스를 담배로 풀곤 했다. 음식물이나 분리수거를 하러 나갈 때 몰래 피곤했는데, 결국 이런 행동이 와이프의 귀로 들어갔다.
당시 와이프는 성대 결절로 병원 치료를 받는 상황이었는데, 담배 냄새가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의사의 말을 빌어 내게 금연을 요구했었다. 근처에 사시는 장모님의 경우 하루 종일 뜨거운 불 앞에서 대추로 차를 만드는 등 와이프 목에 신경을 쓰고 계셨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금연을 하지 못하자 와이프가 크게 화를 낸 것이다. 자신의 건강보다 담배를 먼저 핀다는 이유로 말이다. 처음엔 나도 사과를 했지만 감정이 격해진 와이프의 말에 나 역시 화를 냈고, 그 결과 큰 싸움으로 번졌다.
결국, 약속을 지키지 못한 내가 사과를 했고, 당장 병원에 가서 금연치료를 받기로 했다. 인터넷에 동네 근처에 있는 금연치료 병원을 검색했고, 딸 아이 학원 근처에 지정병원이 있었다.
다음날 딸 아이가 학교를 간 사이 내원을 했고, 문진표를 작성한 뒤 의사와 상담을 한 후 약을 처방 받았다. 챔픽스라는 약인데, 미식거림, 어지러움, 불면증 그리고 꿈을 자주 꾼다는 점 등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는 설명도 같이 들었다.
약국에서 약을 처방 받음과 동시에 가지고 있던 담배와 라이터를 휴지통에 버렸다. 그리고 그날 저녁부터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아침과 저녁 하루 두 차례 처음 한달은 1알씩, 일주일 뒤부터 2알씩 복용했다.
다행히 약을 복용하면서 큰 부작용은 없었다. 커피를 아무리 마셔도 잠만 잘 자는 나에게 불면증은 거리가 먼 부작용이었고, 미식거림, 어지러움 등도 없었다. 다만 매일 저녁 꿈을 꾸게 됐다. 꿈을 거의 안 꾸는 내가 신기하게도 매일 꿈을 꾸면서 꿈해몽을 찾아보거나 꿈을 핑계로 로또를 사곤 했다.
금연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후 지금까지는 잘 참고 있지만, 여전히 담배 생각이 간절하다. 특히 육아에 지치거나 와이프와 다툴 땐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이프는 물론, 딸 아이도 아빠 몸에서 담배 냄새가 안 나 좋다는 말에 담배를 참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래나 기침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힘든 금연의 길. 휴직 기간이 끝나 복직을 하더라도 금연을 계속 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PS> 금연치료 방법
내가 알아본 게 아닌 흡연 때문에 화가 많이 난 와이프가 알아본 금연치료 방법을 대신 적어볼까 한다.
우선 네이버 등 포털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을 검색해 링크를 접속한다. 그러면 상단 메뉴바 중 '건강in'이 있는데, 그 메뉴에서 '검진기관/병원찾기'를 클릭해 의료기관을 찾으면 된다.
그렇게 병원을 찾았으면 직접 병원에 방문해 금연치료를 받겠다고 말하면 간호사 분이 문진표를 주시고 그것을 작성해 의사와 진료 및 상담을 하게 된다. 나의 경우 담배 핀 기간과 하루에 얼마 피냐 등등 선생님한테 담배 피다 걸려 혼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상담 후 약을 처방받고 1주일 뒤 다시 내원하라고 말을 듣고 나와 계산을 하려고 했는데, 금연치료는 진료비가 없다고 그냥 가라고 한다. 공짜라는 말에 기분 좋게 병원을 나와 약국으로 간다. 처방전을 약사분께 건내고 챔픽스를 받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약도 공짜라고 그냥 가라고 한다.
그렇게 약을 받아 아침 저녁으로 복용한 뒤 약이 떨어질 때쯤 다시 내원해 상담받고 약을 처방받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금연의 의지를 북돋아 주는 문자 메시지를 받게 된다.
나의 경우 약을 처음 복용한 후 2주 뒤에 가서 다시 약을 처방받았고 그 뒤론 약 없이 금연을 이어가고 있다. 의지만으로 금연이 어려울 경우 의사의 힘을 빌어 금연에 나서길 추천한다. 금연 때문에 병원에 가는 게 꺼릴 수 있지만,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게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