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기자의 육아기행] "왜 서울 계속 안 사셨대?"

by 피구니

딸 아이와 종종 서울로 놀러 나가면서 딸 아이 역시 서울에 살고 싶다는 말을 하곤 한다.


특히 엄마와 아빠 모두 대학교 때까지 서울에 살아 온 것을 아는 딸 아이가 "할머니는 왜 서울에 계속 안 사셨어?"라고 묻기도 한다. 그럴 땐 그냥 서울이 복잡해서 수원으로 오신거라고 말한다.


나 역시 거의 여행에 가까운 출퇴근이 힘들어 서울 사는 것을 원한다. 하지만 비싼 집값에 그 바램은 바램일 뿐.


이런 나에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던 동네에 가는 기회가 생겼다. 한 기업의 대표를 인터뷰하는 일정이 잡혔는데, 공교롭게 그 회사의 위치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에 있었던 것이다.


지하철을 타고 방배역에서 내려 마을버스를 타고 해당 회사로 가려고 했는데, 출근 시간이라 마을버스에 사람이 많고, 시간도 남아 걸어서 가기로 했다.


걸으면서 다녔던 고등학교 앞을 지나가게 됐는데, 이전과 달리 교문도 바뀌었다. 무엇보다 학교 앞 서점이 두 곳이나 있었는데, 지금은 하나도 없었다. 이 외에도 학교 앞 분식점과 식당들 대부분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커피숍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렇게 학교 앞을 지나는데, 아직도 20여분이나 시간이 남아 이전에 살았던 집쪽으로 걸어갔다.


예전에 살던 빌라는 사라지고, 지금은 원룸 형태의 건물로 바뀌었다. 어린 시절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같이 놀던 그곳이 지금은 전혀 다른 건물이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특히 그 일대에 있었던 빌라나 주택들 역시 원룸 형태의 건물로 다 바뀐 것을 보니 내가 살았던 동네가 맞나 싶었다.


시간이 얼추 돼 다녔던 초등학교를 지나 해당 회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멀리서 바라본 초등학교 역시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최신 놀이터가 생기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25년 가까이 보냈던 추억이 많은 동네. 돈을 많이 벌어 다시 오고 싶지만, 지금은 근처 신축 아파트가 25억원이 넘는 등 다시는 살 수 없게 된 곳. 오랜만에 옛날 동네에 왔지만, 추억과 함께 씁쓸함을 느낀 하루였다.


울딸~ 아빠도 울딸처럼 서울에 살고 싶어. 엄마, 아빠가 돈 많이 벌어서 울딸 고등학교는 서울에서 다닐 수 있게 노력해볼게. 그런데 안 되더라도 너무 실망하진 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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