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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승원 Feb 19. 2024

[아빠기자의 육아기행] "좋긴한데 너무 멀다"

2022년 11월말. 와이프와 같이 연차를 쓰고 가족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진도 쏠비치'. 와이프가 직장에서 추첨하는 이벤트에 당첨이 돼 숙소를 지원받게 된 것이다. 


출발 전날 미리 짐을 한 가득 싼 후 아침 7시 집을 나섰다. 티맵에 목적지 설정을 하니 도착 예정 시간은 오후 1시. 중간에 식사를 위해 휴게소에서 보내는 시간을 감안하면 6~7시간은 걸리는 여정이었다. 


이미 12시간이 걸려 거제를 갔다 온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큰 부담은 가지지 않았지만, 막상 혼자 운전을 하니 적지 않은 피로가 몰려왔다. 

그렇게 힘들게 운전을 하다 보니 진도에 들어섰고, 마지막 휴게소를 들른 후 목적지인 '진도 쏠비치'에 도착했다.


체크인을 위해 와이프와 딸 아이가 먼저 내린 후 난 주차를 한 후 로비로 들어섰다. 쏠비치 가운데 가장 최신에 오픈한 만큼, 규모나 시설 면에서 다른 곳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전망 좋은 곳으로 방을 배정받은 후 짐을 옮긴 후 늦은 점심을 먹으러 밖으로 향했다. 속초와 달리 '진도 쏠비치' 근처엔 식당들이 많지 않았다. 

핸드폰 검색을 통해 근처 회솥밥 가게인 '꽃피는 전복 식당'을 알게 돼 그곳으로 향했다. 식사시간 이후라 우리 밖에 사람이 없어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맛있는 식사를 마친 후 바로 옆 카페에 들러 따뜻한 커피도 맛보며 진도에서의 첫 일정을 소화했다. 

그런 뒤 이동한 곳은 진도에서 유명한 '진돗개테마파크'. 강아지를 유독 좋아하는 딸아이를 위해 잡은 일정이었다. 추운 날씨에 관람객은 많지 않아 오붓하게 우리 가족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미처 시간을 맞추지 못해 진돗개 쇼는 구경하지 못했지만, 진돗개한테 간식을 주는 체험은 할 수 있었다. 강아지를 좋아하지만 막상 간식 주는 것을 무서워하는 딸아이. 그럼에도 용기를 내 손에 간식을 올려놓고 강아지들이 먹는 것을 바라보며 대화도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 산 간식이 동이 나자 다시 사달라고 졸랐고, 그렇게 강이지들을 배 부르게 먹인 후 실내로 들어와 진돗개의 역사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진돗개테마파크'에서 어느정도 시간을 보낸 후 다시 '진도 쏠비치'로 돌아왔다. 저녁시간까지 시간이 남아 리조트 내 게임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시간제로 운영되는 이곳에서 딸 아이와 농구, 스키, 댄스 등을 하며 신나게 놀았다.

예정된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엔 저녁을 먹으러 리조트 내 식당으로 향했다. 저녁을 서둘러 먹은 후 리조트 내부를 둘러봤다. 

수영 대신 선택한건데, 추운 날씨 때문에 사진만 서둘러 찍고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진도에서의 첫날 일정이 마무리됐다. 오랜 시간 혼자 운전하고, 여러 곳을 돌아다닌 덕에 씻자마자 가족 중 가장 먼저 잠에 들었다.  

다음날 오전 6시30분. 일찍 눈을 뜬 와이프가 나를 깨웠다. 리조트 내 뷔페에서 조식을 해야 하니 먼저 가서 자리를 잡아달라는 요청이었다.  

서둘러 세면을 한 후 옷을 입고 바로 뷔페로 향했다. 내가 제일 먼저 와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도착하니 4~5가족이 이미 줄을 서고 있었다. 순서대로 입장을 한 후 운 좋게 바다가 보이는 창가쪽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10여분 가량 혼자 핸드폰을 보고 있으니 와이프와 딸 아이가 들어왔다. 자리를 잘 잡았다는 와이프의 칭찬에 내심 흐뭇해하며 음식을 가지러 움직였다. 와이프와 딸 아이 역시 음식을 가져와 바다 경치를 구경하며 맛있게 식사를 했다.  

아침식사를 마친 후엔 리조트 내 '신비의 바닷길'이라는 곳으로 향했다. '소삼도'라는 작은 섬이 매일 간조 시간에 리조트와 연결이 되는데,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섬으로 들어가자마자 딸 아이와 조개를 줍고, 바다에 작은 돌도 던져보는 것은 물론 나무가 울창한 오솔길도 걸으며 시간을 보냈다.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낸 후 다시 리조트로 돌아와 큰 토끼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으며 오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 나갈 준비를 한 후 '진도타워'로 향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날은 운영을 안 해 내일 다시 오기로 한 후 바로 '운림산방'으로 향했다. 조선 후기 남화의 대가인 '소치 허련'이 살면서 그림을 그렸다는 곳으로 한국 남화의 성지라고 불린다고 한다. 

커다란 마당에 작은 집이 있고, 그 앞엔 연못도 자리 잡고 있는데, 그 경치가 편안함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독특하게 미술관도 있어 그 안에서 조선 후기 남화의 역사와 여러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특히 미술관 한 편엔 미디어아트관이 있었는데, 미술에 문외한인 내가 빠져들었던 것을 보면 작품성이 대단한 것 같다고 생각된다.  

진도 여행 중 꼭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된 곳인 '운림산방'에서 좋은 시간을 보낸 후 점심을 먹고 다시 리조트로 돌아왔다. 


저녁시간까진 특별한 일정이 없어 방에서 딸 아이와 핸드폰 게임을 하거나 티비를 보고 낮잠도 자면서 간만에 제대로 된 휴식을 취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 후 저녁시간이 돼 다시 리조트 내 뷔페로 향했다. 조식과 달리 저녁엔 더 다양한 메뉴가 있어 과일까지 배가 터질 정도로 많이 먹었다.  

소화를 시킬 겸 저녁식사를 마친 후 다시 리조트 내 광장으로 나가 시간을 보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딸 아이는 미리 가져온 킥보드를 땀이 나도록 탔다. 이렇게 진도에서의 둘째 날이 지나갔다. 

진도에서의 셋째 날. 아침 창 밖으로 해가 떠 오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먼 바다에서 홀로 빛이 나는 해를 보며 진도에 와 있음을 다시금 실감할 수 있었다. 아침은 밖에서 먹기로 미리 정한 만큼, 침대에서 뒹굴 거린 후 씻고 방을 나섰다. 


아침식사를 해결하기로 한 곳은 첫날 방문한 '꽃피는 전복 식당'. 전복솥밥이 메인이지만, 딸 아이는 미역국에 밥을 말아 먹는 것이 더 좋다며 전복솥밥은 거의 먹질 않았다. 결국 남은 전복솥밥은 내가 해결하고 아침식사를 마쳤다. 

식당을 나와 차를 몰고 향한 곳은 전날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진도타워'. 진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명량해상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다시 방문한 것이다. 

입구에서 표를 구입한 후 케이블카에 올라타니 진도대교와 함께 드넓은 바다가 펼쳐졌다. 그 옆으론 작은 섬들과 이순신 장군의 동상도 눈에 들어왔다. 투명 유리로 돼 있는 바닥을 통해서도 케이블카 아래도 볼 수 있었는데, 울돌목이라는 바다가 소용돌이를 일이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10분 가량 케이블카를 탄 뒤 내린 곳은 '해남 유수영 관광지'. 

'해남 명량대첩 해전사 기념전시관'에 들어가기 전 '명량대첩 기념공원' 산책로를 거닐며 풍경을 감상했다. 이 과정에서 판옥선 내부도 들어가 전시물을 관찰하고, 사진도 찍었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은 '울둘목 스카이워크'. 둥근 모양으로 바다쪽으로 돌출돼 있는데, 아래 바다에는 케이블카에서 봤던 울둘목을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바깥에서의 구경을 어느 정도 마친 뒤 '해남 명량대첩 해전사 기념전시관'으로 들어갔다. 거북선 모형과 세계 해전의 역사 등 딸 아이가 즐기며 역사를 배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 가운데서도 판옥선의 노를 저어볼 수 있는 체험을 딸 아이가 가장 좋아했다.  

'해남 유수영 관광지'에서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낸 후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진도타워'로 향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메인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전망대에도 올라갔다. 그런 뒤 다시 내려와 전망데크에서 경치를 감상한 후 다시 '진도 쏠비치'로 향했다. 리조트 내 식당에서 간단히 저녁식사를 마친 후 방으로 돌아와 쉬면서 진도에서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했다.


진도에서 다시 집으로 향하는 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리조트 내 편의점으로 가 전자레인지에 햇반을 데웠다. 뜨거워진 햇반을 조심스럽게 방으로 가져와 김과 김치, 조리식 국 등과 함께 진도에서의 마지막 아침식사를 해결했다.  


식사를 마친 후 딸 아이를 씻기고, 옷을 입힌 후 짐을 싸기 시작했다. 전날 미리 조금 싸둔 덕에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런 뒤 세면을 하고 옷을 입은 뒤 짐들을 차로 나르기 시작했다. 짐을 차에 모두 실은 후 방으로 돌아와 두고 가는 것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을 하고 나서야 방을 나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로비로 내려와 체크 아웃을 하고, 차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게 아쉬워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렇게 진도에서의 여행이 모두 끝이 났다. 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 힘들었지만, 나름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진도. 다음에 기회가 되면 그 때는 여름에 와 딸 아이가 좋아하는 수영도 마음껏 해보고 싶다.  


울딸~ 진도 놀러 와서 좋은 시간 가졌니? 아빠는 힘들었는데 울딸이랑 같이 해서 너무 좋았어. 다음엔 여름에 와서 수영도 하고, 모래놀이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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