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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구니 Feb 15. 2024

[아빠기자의 육아기행] "아빠~ 공부는 왜 해야 해?"

퇴근 후 서둘러 저녁식사를 마친 후 딸 아이의 책상 옆에 같이 앉았다. 딸 아이는 학교와 학원 숙제를 하고 있었고, 나 역시 책을 읽으면서 딸 아이의 숙제를 간간히 봐줬다.


한 30분 가량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난 뒤 딸 아이가 대뜸 "아빠~ 공부는 왜 해야 해?"라고 물었다. 놀고 싶은데, 숙제로 놀지 못하는 딸 아이가 푸념을 하며 질문을 한 것이다. 


곰곰이 생각한 뒤 딸 아이에게 이런 대답을 해줬다. "다양한 지식을 얻는 게 가장 큰 목적인데, 아빠는 그것보다 울 딸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라고 공부를 해야 한다고 봐. 하고 싶은 일이 생겼는데 공부가 발목을 잡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


이런 나의 대답에 아직 어린 딸 아이는 쉽게 수긍하지 못하는 표정을 나타냈다. 심지어 "하고 싶은 일 안하면 되는거 아냐?"라고 되묻는 딸아이.


나를 적지 않게 당황시킨 딸 아이의 답변. 어이없는 답변에 속상함 보다는 그 재치에 솔직히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이만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이라고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숙제를 하라고 재촉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딸 아이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공부하는 것을 싫어했고, 지금도 싫어한다. 다만 어른들의 후회처럼 어렸을 때 이 싫은 공부를 조금만 더 열심히 했다면 인생이 조금은 편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자주 한다. 지금 하고 있는 기자 일도 항상 공부를 해야 하는데, 어렸을 때 공부를 싫어하는 습관이 지금의 나를 힘들게 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울딸~ 숙제며 테스트 공부하는 하는 것보다 노는 게 더 좋지? 아빠도 어릴 때 그래서 울딸의 마음을 잘 알아. 그래도 안 할 수는 없으니까 할 때 집중해서 후딱 하고 나머지 시간은 신나게 놀자. 아빠도 울딸이랑 열심히 놀아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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