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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구니 Jul 12. 2024

[아빠기자의 육아기행] "엄마도 100점 받아"

11월 둘째주 어느 평일. 퇴근해 집에 돌아오니 와이프가 승진에 영향을 주는 시험의 결과가 나왔다고 말해줬다. 결과는 88점. 


해당 결과를 듣고 고생했다고 말하니 시간이 조금 더 있었으면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한 와이프. 이 점수도 잘한 것이라고 안아주는데 갑자기 딸 아이가 정곡을 찌르는 한 마디를 내뱉었다. 


"엄마도 100점 못 받았으면서 나한테만 100점 받으래"


이 말을 들은 와이프는 어려운 시험이라고 이 점수도 잘한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딸 아이는 "내가 보는 시험도 어려운거야"라고 맞받아쳤다.


이 두 모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특히 딸 아이의 억울한 말과 표정에...


솔직히 딸 아이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시험의 난이도는 다를지언정 각자가 받아드리는 체감도는 같을 것이기에...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공부보다는 노는 것을 좋아하는 딸 아이.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경쟁에 시달리는 게 안쓰럽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놀게만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시험을 잘 보는 것보다 공부하는 습관을 가지는 게 중요한 시기인 만큼, 해야 하는 건 시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딸 아이가 조금만 옆에서 봐주면 곧잘 하기에 딸 아이의 학업에 욕심을 가지는 와이프에게 반기를 들기도 어렵다.


공부와 숙제에 치이는 딸 아이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건 딸 아이를 달래고 응원해주는 게 전부다. 이 과정에서 용돈을 주거나 편의점이나 문구방구 등을 데려가주는...


울딸~ 엄마도 100점 못 받았으면서 울딸한테만 100점 받으라고 해서 마음 상했어? 그런데 아빠는 울딸한테 꼭 100점 받으라고는 안했어. 엄마가 100점 받으면 아이폰을 선물로 준다고 한거지 아빠는 100점 못 받아도 괜찮아. 


울딸이 정말 몰라서 틀리는건 괜찮은데 실수해서 틀릴 때가 아쉽고 그런거지. 시험 성적보단 울딸이 정해진 시간에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습관을 가졌으면 좋겠어. 해야 할 때는 바른 자세로 앉아서 하는... 울딸 이전에도 잘했고, 지금도 잘하고 있어. 아빠는 항상 울딸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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