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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구니 Aug 05. 2024

[아빠기자의 육아기행] "노래 여전히 잘하네"

12월 초의 토요일 늦은 아침. 서둘러 짐을 차에 실은 후 바로 속초로 향했다. 와이프가 운 좋게 회사 연수원 숙박이 당첨돼 속초로 주말여행을 하기로 한 것이다. 

속초로 가는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아침겸 점심을 해결하고, 속이 더부룩하다는 와이프의 말에 약국에서 소화제를 산 후 다시 속초로 향했다. 

한 시간을 더 운전해 속초에 진입했고, 바로 속초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속초에 새로 생겼다는 대관람차인 '속초아이'를 타보기로 한 것이다.

근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후 '속초아이' 매표소로 향했다. 한명 당 탑승료는 1만2천원. 15분 가량 운행하는 것을 감안해도 나름 가격이 있었다. 탑승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 2층에 위치한 테마마크를 잠시 둘러봤다. 그런 후 다시 나와 대기장소로 향했다. 겨울이지만 날씨가 따뜻해 '속초아이'를 타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딸 아이와 어떤 색의 관람차를 탈지 맞춰보고, 사진을 찍으며 순서를 기다렸다. 

마침내 우리 차례가 돼 탑승했고, 대관람차는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운행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대관람차 내부는 상당히 깨끗했고, 핸드폰 충전기까지 마련돼 있는 등 시설도 훌륭했다. 다만 와이프와 딸 아이와 달리 내가 무서움을 많이 느꼈다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딸 아이는 좌석을 왔다갔다 하며 경치를 구경하기 바빴고, 와이프 역시 신기하고 재밌어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오히려 빨리 움직이는 놀이기구에 비해 천천히 흔들리며 움직이는 것에 무서움을 느꼈다. 

그렇게 15분 가량의 탑승을 마친 후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그래도 바다에 온 만큼, 모래를 밟아보자는 와이프의 의견이 있었다. 해수욕장에서 딸 아이는 모래를 만지며 두꺼비집을 만들며 시간을 보냈다. 해수욕장에서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낸 후 출출해 이른 저녁식사를 하러 이동했다.

저녁식사 장소는 와이프가 속초에 올 때마다 가려고 하는 '게섯거라'라는 식당. 마침 킹크랩과 대게가 가격이 싸졌다는 기사를 본 만큼, 나름 저렴하게 먹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 도착해 먼저 대게를 선택하는데, 내가 생각한 것과 달리 비용은 만만치 않았다. 너무 비싸 먹기를 망설이는 와이프의 손을 잡고 바로 2층 식당으로 올라갔고, 자리를 잡아 대게가 나오길 기다렸다. 마침내 대게가 나왔고, 온 가족이 오랜만에 대게 파티를 즐겼다. 비록 양은 생각한 것 만큼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떡볶이와 샐러드 등과 함께 먹으니 제법 배가 불렀다.  

그렇게 저녁식사를 마친 후 와이프 회사 연수원으로 향했다. 방을 배정받은 후 짐을 방에 옮긴 후 다시 차로 향했다. 늦은 시간이지만 바쁠 것 같은 내일 아침보단 지금 '속초중앙시장'에 가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와이프의 판단이 있었다.  

오랜만에 방문한 '속초중앙시장'. 늦은 시간이라 횟집 등은 이미 장사를 끝낸 가게가 제법 있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딸 아이의 손을 잡고 시장을 둘러봤다. 그러다 올 때마다 방문하는 젓갈집에 들러 젓갈을 샀다. 시장에서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낸 후엔 시장 근처 커피숍에서 음료도 마셨다.  

1시간 가량 '속초중앙시장'에서 머문 후 다시 연수원으로 향했다. 지하 오락실에서 게임도 하고, 노래방에서 노래도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딸 아이와 함께 여자 아이돌 노래를 부르고, 와이프의 노래도 감상하며 신나게 놀았다. 중간에 와이프는 목이 다쳐 고음이 안 올라간다며, 나와 싸워 목이 상했다고 투덜댔지만, 그래도 와이프는 여전히 노래를 잘 불렀다. 그렇게 90분의 노래방 사용시간이 끝나고 방으로 돌아와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게 속초에서의 첫날이 마무리됐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세 식구가 아침식사를 하러 밖으로 향했다. 아침식사 메뉴는 역시 와이프가 좋아하는 순두부. '게섯서라'와 마찬가지로 속초에 오면 항상 방문하는 '김영애할머니순두부'가 우리의 아침식사 장소였다. 올 때마다 주차는 물론 30분 넘게 기다리기도 했는데, 이날은 도착하자마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순두부는 딸아이도 좋아하는 메뉴라 다른 때와 달리 빠른 속도로 아침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든든하게 아침식사를 한 후 방으로 돌아와 짐을 싸기 시작했다. 체크아웃 시간이 다 된 관계로 서둘러 짐을 차에 실고, 체크아웃을 하고 연수원을 나왔다. 이렇게 짧지만 굵은 속초에서의 1박2일 가족여행이 마무리됐다.


내비게이션에 집을 찍은 후 운전을 한 지 30분 가량이 지난 시점. 대뜸 와이프가 집에 가는 길에 여주를 갈 수 있냐고 물었다. 알았다고 말하니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 한번 가보자는 와이프. 그렇게 집에 가는 코스가 갑자기 변경이 됐다.  

처음 가본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말로만 들었지 실제 가서 보니 그 규모가 어마했다. 와이프는 오랜만에 큰 쇼핑몰에 와서 기분이 들떴지만, 이런 와이프와 달리 지루해하는 딸 아이. 그런 딸 아이의 모습에 서운함을 보인 와이프. "이제 너랑 다시는 이런데 안 와"라고 말까지 하며 화를 내기도 했다. "엄마한테 맞춰줘. 엄마 오랜만에 이런데 왔잖아"라고 딸 아이를 달랬다.  


우여곡절 끝에 딸 아이를 달래 와이프의 쇼핑 동선을 따라 다녔고, 와이프는 마음에 드는 게 없는지 커피나 한잔 하고 집으로 돌아가자고 말했다. 그렇게 별 소득 없이 커피를 한잔 마시고 집으로 향하면서 주말여행이 마무리됐다.



울딸~ 이번 속초여행 어떻게 즐거웠니? 아빠는 오랜만에 우리 세 식구가 함께 해서 너무 좋았어. 그리고 엄마 쇼핑할 때는 엄마 맞춰주자. 엄마가 쇼핑하는거 좋아하는데, 울딸이 협조 안 해줘서 많이 서운한가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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