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기자의 육아기행] "으뜸이 우리랑 놀면 안돼요?"

by 피구니

딸 아이는 매주 월요일 저녁 5시 성복역 근처에 있는 '리딩트리'라는 또 다른 영어학원을 다닌다. 이전부터 다녔던 영어학원의 원어민 선생님이 설립한 학원으로 작문 위주의 수업이 진행된다.


딸 아이의 영어유치원 친구 엄마의 권유에 와이프 역시 딸 아이를 보내기로 했고, 휴직중인 내가 딸 아이의 등하원을 담당하고 있다. 폴리가 끝나고 바로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쉽지 않은 여정이다.

수업은 1시간. 딸 아이가 수업에 들어가면 난 근처 롯데몰의 서점으로 가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런 뒤 딸 아이의 수업이 끝나면 데리고 다시 버스를 타고 돌아오곤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같은 영어유치원을 다닌 친구들끼리 어울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끝나고 근처 놀이터에서 노는 경우가 많아졌다. 차가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에 가야 하는 나의 입장에선 서둘러 집으로 가 딸 아이를 목욕시키고 밥 먹이는 게 중요했다. 딸 아이도 나의 이런 입장을 알아 아쉽지만 집에 가는 것을 따라줬다.


그런데 어느날, 영어유치원 친구인 아이가 내 손을 잡으며 "으뜸이 우리랑 조금만 놀게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친구가 아빠인 내게 말하자 딸 아이도 놀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모님인 외할머니가 저녁을 해준다고 한 날이라 난감했지만, 딸 아이의 간곡한 요청에 장모님께 전화해 양해를 구했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고, 나는 엄마들과 그런 아이들을 지켜봤다. 간간히 아이들의 교육 등을 물으며 이야기도 나눴다. 그렇게 20분만 놀다 가자는 것이 결국 30분 넘게 놀고 친구들과 헤어졌다.


딸 아이는 친구들과 놀고 싶어 하지만, 다른 일정 등을 이유로 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직 8살인데, 학습에 치이는 딸 아이. 맞벌이라 부모가 챙겨주지 못하는 것을 학원으로 채울 수 밖에 없는 게 미안할 따름이다. 딸 아이가 공부에 질리지 않고, 흥미를 가지고 임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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