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끝나면서 초1인 딸 아이가 학교에 가게 됐다. 아직 학교와 친구들이 좋은 딸 아이는 학교 가는 것을 마냥 좋아했다. 거리두기가 4단계로 상향되면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했고, 방학식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친구들을 거의 만나지 못했는데, 개학을 하면서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실내화, 색연필 등 개학 첫날 한 짐을 들고 집을 나섰다. 편식하지 말고 점심 잘 먹으라는 말부터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라, 친구들과 싸우지 말라 등등 아이에게 평소보다 많은 주문을 했다. 교문에 가까워지자 딸 아이에게 짐을 건내준 뒤 학교에 들어가는 모습을 본 후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와 설거지와 청소, 빨래 등 집안일을 한 뒤 샤워를 마치고 나와서 시계를 보니 벌써 딸 아이를 데리러 갈 시간이 됐다. 집을 나와 딸 아이를 기다리는데, 딸 아이 친구 엄마들도 하나 둘 오면서 간단히 이야기를 나눴다.
마침내 딸 아이가 친한 친구 3명과 함께 교문 밖으로 나왔다. 수업 재밌었냐, 점심은 다 먹었냐 등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데, 딸 아이는 질문에 대한 대답 대신 친구네 놀러가겠다는 말을 했다. 친구가 자기 집에서 놀자고 했고, 나머지 친구들도 놀러 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저번에 친구들이랑 못 놀아 슬퍼했던 기억이 있어 친구 엄마께 부탁을 드렸다. 딸 아이만 보내고 나는 헤어질 때쯤 데리러 가도 되겠냐고. 괜찮다고 흔쾌히 딸 아이를 맡아주겠다는 친구 엄마의 말에 딸 아이는 아빠는 보지도 않고 친구들과 손을 잡고 친구집 방향으로 가버렸다.
그렇게 한 시간 가량을 놀은 뒤 친구네 집으로 딸을 데리러 갔고, 학원을 가는 셔틀을 태웠다. 학원을 안 가고 친구들과 놀게 해주고 싶었지만, 학원 진도 문제로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전권을 쥐고 있는 와이프의 허락없는 결석은 엄청난 후폭풍을 가져올 게 뻔했다.
아빠를 닮아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는 딸 아이. 내가 어렸을 때와 달리 딸 아이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적어 어쩔 땐 짠하고 불쌍할 때가 있다. 맞벌이라 어쩔 수 없이 학원을 보냈는데, 이게 휴직중인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울딸~ 아빠가 시간 날 때마다 많이 놀아줄게. 친구들보다 적게 노는 대신 아빠랑 더 많이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