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손이 많이 가는 시기가 바로 초등학교 1학년이라고 한다. 유아에서 학생으로 첫발을 내딛는 만큼, 새롭게 적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비단 아이들 뿐 아니라 부모 그 중에서도 엄마들에게도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다. 같은 반 친구들, 담임 선생님, 더 나아가 그 친구들의 엄마들과의 관계까지, 유치원 때와는 차원이 다른 시기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우리 부부 역시 이런 상황에 고민이 더 많아졌다. 그간 아이를 봐주셨던 장모님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와이프 회사를 통한 건강검진에서 장모님의 대장에서 커다란 용종이 발견됐고, 큰 병원에 가서 제거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별일 없을 것이란 기대와 달리 집 근처 분당서울대병원에선 장모님을 암 환자 대상으로 이름을 올렸다. 장모님은 그래도 아이를 봐주겠다고 하셨지만, 건강이 안 좋은 상태에서 선뜻 부탁을 드리기가 어려웠다. 본가 부모님께 봐달라고 할 수 있지만, 가까운 거리도 아니고, 본가 부모님 역시 건강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와이프는 이미 딸 아이가 태어난 후 2년간 육아휴직을 써 더 이상 휴직을 할 수 없는 상황. 결국, 휴직을 쓸 수 있는 내가 딸 아이를 돌보는 게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결정만 한다고 모든 남자가 육아휴직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우리 사회의 많은 기업들은 남자의 육아휴직에 관대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남자기자의 육아휴직에 조금은 관대한 문화를 가진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회사에는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돌아온 남자기자들이 여럿 있었기 때문에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데 제약은 없었다. 단지 나 대신 일이 더 늘어날 팀원들에게 미안함이 컸다.
하지만 미안함도 잠시, 초1 딸 아이를 돌보는 육아휴직이란 큰 벽을 마주친 난 하루하루 정신없이 그리고 힘들게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