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기자의 육아기행] "아빠 말고 엄마 오라고 해"

by 피구니

지난 2021년 3월15일 딸의 초1 입학식 다음날. 첫 수업을 마치고 나온 딸이 나를 보며 울면서 한 말이다.


사정을 이렇다. 각 반 담임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운동장으로 데리고 나와 수업을 마무리했다. 학기 초인데다 초1인 만큼, 담임선생님이 아이들의 하교를 일주일간 돌봐준 것이다.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작별 인사를 하며 수업을 마친 담임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지금 엄마가 데리러 온 사람은 손 들어보세요"라고 말을 하셨고, 아이들은 자신의 엄마를 찾은 후 손을 들었다.


딸 역시 아빠인 나를 발견했지만 엄마를 언급한 선생님의 말씀에 손을 들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었다. 이런 딸의 모습에 "으뜸아(가명) 아빠 왔자나 손 들어"라고 말하자 그제서야 쭈뼛쭈뼛 손을 든 딸.


선생님과 헤어지고 난 뒤 나에게 온 딸은 아빠인 나 대신 엄마를 찾으며 통곡했다. 집에 가면서 선생님께 인사하며 아빠가 와서 운다고 말씀드리자 선생님께선 "아빠가 오는 게 더 좋은거야"라고 말씀해주셨지만, 우는 딸을 달래주기엔 역부족인 모습이었다. 가뜩이나 마중 나온 엄마들이 대부분인 가운데 몇 명 없는 아빠들에게 시선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 다른 아이들이 웃으며 엄마와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것과 달리 큰 소리로 우는 딸의 모습에 시선은 더욱 집중됐다.


이렇게 나의 육아휴직이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재택 근무하는 중 점심시간에 짬을 딸 아이를 데리러 나왔고, 다시 집으로 와 일을 하는 것이 아닌, 오롯이 딸을 돌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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