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5일 광복절 연휴 우리 세식구는 모처럼만에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여의도 63빌딩, 이 곳이 바로 우리의 목적지다.
장모님께서 자신이 이용하시는 은행 어플로 63빌딩 아쿠아리움 쿠폰을 3장 받아 선물을 해주셨는데, 그 쿠폰 사용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광복절 연휴에 가기로 한 것이다. 육아휴직 전 세미나나 간담회 등 일을 하러 63빌딩에 간 적은 많지만, 아쿠아리움을 가본 적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다행히 길이 안 밀려 1시간 가량 차를 운전해 도착했다. 큐알, 온도 체크를 한 후 아쿠아리움에 들어갔는데, 옆에 있어야 할 딸 아이가 안 보였다. 깜짝 놀라 주위를 찾아보니 한 자판기 앞에 있는 게 아닌가.
딸 아이 이름을 부르자 아이는 대뜸 "아빠, 나 이거 사줘"라고 말했다. 스탬프 북이었다.
스탬프 북을 받자마자 딸 아이의 관심에서 물고기는 이미 사라졌다. 엄마, 아빠가 신기한 물고기를 같이 보자고 딸 아이의 이름을 불러도 아이는 대답만 할 뿐 스탬프 찾기에 정신이 없어 보였다. 단지 와이프가 사진을 찍기 위해 부르면 와서 포즈만 취할 뿐이었다.
결국, 딸 아이와 물고기 구경을 많이 못한 채 출구 쪽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아이들이 많이 찾는 장소인 만큼, 출구 쪽엔 기념품 판매점이 자리 잡고 있었다. 당연히 딸 아이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고, 설득한 끝에 작은 동전지갑 하나를 사주며 밖으로 나왔다.
이렇게 아쿠아리움 관람이 끝났다. 다행히 장모님이 주신 쿠폰엔 전망대 관람까지 포함돼 있어 우린 바로 전망대로 향했다. 와이프와 나는 초등학교 이후 30여년만에 다시 찾은 것이고, 딸 아이는 처음으로 간 것이다. 밖이 보이는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갔다.
엘리베이터를 내리자마자 확 트인 바깥 풍경이 보였고, 창문 곳곳엔 망원경이 있었다. 딸 아이에게 망원경을 보여주고 전망대 곳곳을 구경했다.
단순히 바깥 풍경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전시관처럼 꾸며져 있었다. 아쿠아리움과 달리 전망대에선 딸 아이가 사진 찍는 것에 많이 동참해줬다. 그 덕분에 딸 아이는 전망대 기념품 가게에서 마스크와 손소독제통을 선물 받았다.
이렇게 우리 세 식구의 서울 나들이가 마무리됐다. 오고 간 시간에 비해 길지 않은 시간을 보냈지만, 그래도 가족과 함께 오니 기분이 남달랐다.
회사 다닐 땐 항상 있었던 동네라 지겨운 게 없지 않았는데, 육아휴직 후 찾아가니 반갑고 다시 이 곳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아주 살짝 들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