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기자의 육아기행] "한 달 새벽에 가서 연습해"

by 피구니

골프를 좋아하지만 여전히 '백돌이'다. 잘 치고 싶지만, '골린이'인게 현실이다. 처음 골프를 접할 때 비용을 지불해 제대로 배웠어야 했는데, 소위 '야메'와 아는 지인들 그리고 유튜브를 통해 배우다보니 항상 제자리다.


프로한테 레슨을 받을까 했다가도 돈도 돈이고, 시간도 여의치 않아 포기했다. 그저 주말 새벽에 딸 아이가 일어나기 전에 혼자 연습하고 오는 게 다였다. 이마저도 피곤하면 못 가는 경우가 많았다.


연습도 제대로 안 한 채 필드에 나가니 돈도 아깝고, 동반자에게 미안하기만 했다.


이처럼 누구보다 골프를 좋아하지만, 이런 내가 골프 치러 나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바로 와이프다. 필드라도 나가면 하루 종일 혼자 딸 아이를 돌봐야 하는 소위 '독박육아'를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와이프가 어느날 예상치 못한 호의를 보였다. 바로 4월 한 달간 새벽에 골프연습장에 가서 연습하라는 것이다. 한 달간 자신이 조금 더 일찍 일어나 아침 준비하고 딸 아이 등교 준비를 다 한 뒤 출근할테니 골프라도 치면서 육아 스트레스를 풀라는 설명이다.


와이프의 마음이 바뀔까 그 즉시 골프연습장으로 가 1개월 회원제를 등록했다. 그리고 나서 매일 새벽 6시부터 7시까지 한 시간 가량을 연습하고 왔다. 처음엔 폼도 이상하고, 공도 안 맞았는데, 매일 채를 잡다 보니 조금은 나아졌다.


한 달이란 시간이 지난 후 와이프는 한 달 더 하라고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매일 아침 힘들게 출근하는 와이프한테 미안했기 때문이다. 대신 예전처럼 주말에 일찍 일어나면 골프 연습을 하러 나갔다.


휴직 이후 육아를 전담하면서 체력이 급속히 방전되는 것을 느낀다. 규칙적인 운동을 해 체력을 유지해야 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다.


내가 이런데 워킹맘인 와이프는 더 할 것이다. 주말만이라도 혼자 딸 아이를 돌보는 대신 와이프를 운동시켜야 할 것 같다. 요가나 필라테스도 좋지만, 이왕이면 골프를 배워 나중에 같이 치러 다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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