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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기자의 육아기행] "선생님께 인사 잘 하고 나와"

by 피구니

딸 아이와 매주 월요일마다 마을버스를 타고 오갔던 '리딩트리'. 딸 아이가 개학을 하면서 8월을 끝으로 그만 다니기로 했다. 딸 아이는 계속 다니길 원했지만, 다른 학원과의 일정 조율이 힘들어 내린 결정이다.


딸 아이와 손을 잡고 버스를 타고 왔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5개월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 사이 딸 아이는 영어로 글을 쓰는 것에 재미를 붙인 듯 했다. 학원을 다녀와 숙제를 하면서도 힘들어 하기 보단 자기가 쓴 글이 맞냐고 묻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곤 했다.


마지막 수업을 끝으로 선생님들께 인사를 한 뒤 셔틀버스가 생기면 바로 연락을 달라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제출한 숙제는 핸드폰을 찍어서 보내달라고도 말씀드렸다.


그간 딸 아이를 데리고 다니느라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막상 마지막이라고 하니 조금은 섭섭한 마음이다. 딸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고 즐겁게 수업을 들었던 몇 안 되는 학원이었기 때문이다.


학원이란 사교육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아이와 궁합이 잘 맞는 학원을 선택하는 게 쉽지가 않다. 특히 우리처럼 맞벌이인 가정의 경우 아이의 학원 일정을 소위 '테트리스 게임'처럼 빈틈없이 맞춰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선생님과의 궁합까지 맞추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학원 선생님이 좋으면 일정이 안 맞고, 일정이 맞으면 선생님과 자신의 아이가 안 맞을 것 같은...


이런 측면에서 '리딩트리'는 일정과 선생님과의 궁합 모두 완벽했던 곳이라 아쉬움이 더 크다. 딸 아이는 처음엔 아쉬워하다가 '리딩트리'를 안 하는 대신 놀 수 있는 시간이 늘었다며 좋아하고 있다.


차마 그 시간에 다른 학원 가야 한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조금만 더 지나면 알게 되는 만큼, 지금은 그냥 딸 아이의 좋은 기분을 지켜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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