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육아휴직에 들어간 지 7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이 기간 동안 친구들을 만난 적은 딱 한번. 각자 가정이 있는데다 코로나19로 다 같이 모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특히 나의 경우 딸 아이의 케어를 전담하고 있어 주말이 아니면 평일엔 친구들을 만나기가 부담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와이프가 통큰 선물을 하사했다. 토요일 하루 친구들과 놀다오라는 것. 말이 바뀌기 전에 고맙다고 하고 친구들 단체 카톡방에 글을 남겼다. 토요일 점심부터 놀 수 있는 사람 있냐고.
다들 바쁜지 답이 없다가 10분 정도가 지나자 하나둘 글을 남겼다. 아쉽게도 다들 일정이 안 된다는 것. 그러면서 나의 복직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를 궁금해 하며 대화를 잠시 동안 이어갔다.
결혼 전인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보자 한 마디에 서너명의 친구들이 바로 모이곤 했지만, 이제는 그런 일이 드물다. 각자 일정이 있기에 최소 일주일 전에는 약속을 잡아야 한다. 이마저도 회사에 급한 일이 생기거나 아이가 열이 나는 등의 이유로 약속이 깨지는 경우도 많다.
결국, 이번 와이프의 통큰 선물도 허무하게 사라졌다.
아쉬운 마음을 골프 연습으로 달래 보려했지만, 오히려 화만 커진 날이었다.
프로까진 아니여도 남들 치는 만큼은 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