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4단계 상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큰 변동이 없었다. 오히려 어느 날은 확진자가 더 급증해 거리두기 상향 조정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사정이 이렇자 딸 아이의 예체능 활동을 더 이상 미루기 애매해졌다. 와이프와 상의를 했고, 줄넘기와 K팝댄스 대신 방학 특강이 있는 피겨스케이트를 배우기로 했다. 딸 아이 역시 롯데몰에 가면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친구들을 부러워한 만큼, 피겨스케이트 수업을 크게 반겼다.
8월 둘째주 5일간 진행된 피겨스케이트는 정말 피겨를 처음 타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얼음 위에서 걷기부터 다리 올리기 등 아이들이 피겨와 친해질 수 있는 기회 마련이 수업의 주된 목적인 듯 보였다.
첫날 수업부터 딸 아이는 재밌다며 크게 만족한 반면, 보호자인 나는 추위에 떨며 힘들어했다. 집에서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헬멧과 옷 등 짐을 많이 들고 딸 아이까지 데리고 버스를 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여기에 아이스링크에 도착해서는 서둘러 옷을 갈아입히고, 피겨스케이트를 신기고, 보호대와 헬멧 등 장비를 채워야했다.
수업이 진행되서도 추위에 떨며 사진을 찍는 등 곁에 있어줘야 했다. 수업이 끝나곤 피겨스케이트를 벗기고 반납하고 옷을 갈아입히고 짐을 챙기는 등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피겨스케이트를 배우게 하자는 와이프가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이런 아빠의 노력을 아는지 딸 아이는 진지하게 피겨스케이트를 배웠다. 넘어지는 등 익숙하지 않아 잘 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선생님의 말과 행동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주일이란 짧은 기간 동안 딸 아이가 피겨스케이트를 얼마나 잘 탈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 특강이 끝나더라도 주말엔 근처 아이스링크에 데리고 가 같이 타는 시간을 가질 생각이다. 남들보다 월등히 잘 타진 않더라도 안 다치고 즐겁게 탈 수 있는 실력까진 갖췄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