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휴가가 적용된 개천절 연휴, 와이프의 폭풍 검색 덕분에 삼척 솔비치에 다시 가게 됐다. 목요일 전날 미리 짐을 챙겼다. 코로나19 때문에 수영장은 안 갈 것으로 정했는데, 혹시 몰라 수영복까지 챙겼다.
출발일인 금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짐을 차에 실은 후 집을 나섰다. 학교와 학원을 빠지고 놀러가는 것이라, 딸 아이는 이미 신이 나 있었다. 운전을 한 뒤 한 시간 가량이 지나자 딸 아이와 와이프는 잠들었다. 길이 안 밀리는 만큼, 휴게소에 가지 않고 한 번에 솔비치로 향했다. 3시간30분 정도 걸려 드디어 삼척 솔비치에 도착했다. 지난번과 달리 날씨는 덥지 않고 선선했다.
로비에 도착해 방을 배정받았다. 아직 방 청소가 안 끝나 호텔과 리조트 로비를 구경했다. 리조트 방향에 있는 마트로 갔는데, 딸 아이는 마트 안에 들어가기 전부터 뽑기에 정신이 팔렸다. 딸 아이를 달래 마트 안을 구경하고 나오자 딸 아이가 뛰기 시작했다. 바로 옆에 있는 오락실을 본 것이다. 딸 아이가 좋아하는 자동차 게임을 2~3판 한 후 방 청소가 끝났다는 연락에 방으로 향했다.
전망이 좋은 5층 방. 깨끗한 방에 들어가자마자 딸 아이는 침대에서 뛰는 등 좋아했다. 여기에 커튼을 접자마자 보이는 바다 경치는 정말 압권이었다.
방에서 짐을 풀은 후 산토리 광장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저번에 가지 못했던 수영장이 보였다. 딸 아이는 수영장을 보자마자 가고 싶다고 졸랐고, 몸이 다소 안 좋은 와이프는 코로나19를 핑계로 딸 아이에게 다음에 가자고 말했다.
이번엔 수영장에 가고 싶다고 간곡히 말하는 딸 아이의 모습에 내가 혼자 딸 아이를 데리고 가겠다고 말하고 바로 방으로 가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다. 마침 평일 오후였고, 코로나19로 사람 수를 제한해 운영하는 만큼, 수영장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수영장에 들어가자마자 신나 어쩔줄 몰라하는 딸 아이와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실내 수영장에서 수영을 한참 한 뒤 실외로 나가 온천탕과 미끄럼틀을 타기도 했다. 무엇보다 딸 아이의가 가장 좋아하는 튜브 미끄럼틀을 50번 넘게 탔다. 나 혼자 딸 아이의 튜브까지 들고 3층 높이의 계단을 올라가 튜브를 타고 내려오는 건데, 얼마나 많이 탔으면 안전요원이 힘들겠다고 위로까지 해줬다.
오후 1시반에 수영장에 들어가 4시반까지 놀고 나온다는 계획은 딸 아이의 애원에 한 시간 더 놀다 나왔다. 6시가 끝나는 시간인 만큼, 거의 끝날 때까지 놀다가 나온 것이다.
수영장을 나와 호텔방으로 돌아온 뒤 바로 딸 아이와 같이 씻고 수영복을 빨아 건조대에 널었다. 그런 뒤 바로 저녁식사를 하러 나왔다.
삼척 솔비치에 도착한 첫날 저녁식사 장소는 '일미담'. 와이프가 검색을 통해 발견한 곳으로, 도착했을 땐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다. 자리를 잡은 후 차돌해물삼합을 시켰다.
고기와 해물을 배 가득 먹은 후 식당을 나왔는데, 나오자마자 건물 3층에서 비눗방울이 쏟아져 내렸다. 딸 아이는 비눗방울을 잡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근처에 있던 사람들 역시 비눗방울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다시 솔비치로 돌아와 산토리광장에 갔다. 낮에도 멋지지만, 밤 역시 멋지긴 마찬가지. 멋진 야경을 배경으로 와이프와 딸 아이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부탁해 가족사진도 찍었다. 사진을 다 찍은 뒤엔 킥보드를 타는 딸 아이를 와이프와 함께 바라봤다. 유치원생일 땐 천천히 킥보드를 탔는데, 초등학생이 된 지금은 한발을 떼고 타는 등 묘기까지 부리며 타고 있다. 그만큼 딸 아이가 훌쩍 큰 것이다.
한 시간 가량 산토리 과장에서 시간을 보낸 후 들어가기 싫어하는 딸 아이를 달래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혼자 3시간 넘게 운전을 한 데다 딸 아이와 수영까지 해 피곤했던 나는 방에 들어와 침대에 기대자마자 잠들었다.
다음날 호텔 조식도 안 먹는데, 일찍 일어나게 됐다. 평소엔 늦잠을 자는 딸 아이가 놀러오니 일찍 일어나 나를 깨운 것이다. 어제 와이프와 말한대로 이날 아침은 마트에서 컵밥을 사다 먹기로 했다. 마트에서 컵밥과 김치를 산 뒤 마트에 있는 전자레인지에 컵밥을 돌려 호텔방에서 먹었다. 나름 괜찮았다고 말한 뒤 서둘러 밥을 먹고 씻고 방을 나섰다.
방을 나온 뒤 차를 타고 찾아간 곳은 솔비치 근처에 있는 '이사부 사자공원'. 공원 앞 계단을 올라가면 삼척 그림책 나라가 적힌 건물이 나온다. 인터넷에서 찾아봤을 때는 아이들이 그림책도 보고 그림책을 만들 수도 있다는데, 지금은 코로나19로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
아쉬워하는 딸 아이를 달랜 후 이사부 사자공원과 연결된 바다로 향했다. 탁 트인 바다에서 딸 아이와 와이프의 사진을 찍었다. 그런 뒤 딸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터로 향했다. 놀이터 2곳에서 딸 아이와 신나게 논 것을 끝으로 이사부 사자공원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했다.
공원을 나온 후 점심으로 막국수를 먹으러 갔다. 삼척에서 막국수로 유명한 곳으로, 1시간 가까이 대기한 후 겨우 막국수를 먹을 수 있었다. 막국수도 맛있었지만, 무엇보다 수육이 압권이었다. 딸 아이는 물론, 삶은 고기를 싫어하는 와이프도 맛있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막국수로 배를 든든하게 채운 후 다시 솔비치로 돌아왔다. 호텔방으로 들어온 후 서둘러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다. 딸 아이와 모레놀이를 하러 가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물을 무서워하는 와이프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앉아있었고, 나와 딸은 바다에 발을 담그거나 모래놀이를 했다. 선선한 10월 초라 그런지 바닷물을 은근히 차가웠고, 이런 탓에 딸 아이는 춥다고 그만 들어가자고 말했다. 덜덜 떠는 딸 아이를 안고 호텔방에 들어오자마자 옷을 벗기고 목욕을 시켰다. 나 역시 목욕을 하고 수영복을 간단히 빨은 후 잠시 쉬었다.
그런 뒤 다시 저녁식사 시간이 돼 방을 나왔다. 저녁은 리조트 내 뷔페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아직 입장 전이지만, 이미 뷔페 앞에는 줄을 서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우리도 서둘러 줄을 선 후 순서에 맞춰 입장했다. 운 좋게 창가 자리를 배정받은 후 비닐장갑을 낀 후 접시를 들었다. 그런 뒤 와이프와 딸 아이가 좋아하는 갈비를 받아왔다. 와이프는 딸 아이와 대게를 접시 한 가득 담아왔다. 생맥주가 무료인 만큼, 생맥주도 가져와 와이프와 짠을 하며 마셨다.
뷔페에서 배부르게 식사를 한 후 소화를 시킬 겸 산토리 광장으로 갔다. 가는 길에 방에 들러 딸 아이의 킥보드도 가져갔다. 광장에서 딸 아이는 신나게 킥보드를 탔고, 나와 와이프는 그런 딸 아이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한 시간 가량 광장에서 시간을 보낸 후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취기가 올라온 와이프는 침대에 쓰러져 잠들었고(와이프는 맥주 300cc도 다 못 마신다), 나와 딸 아이는 브루마블을 하며 하루를 마감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날 아침, 전일 마트에서 사온 컵밥을 먹고 서둘러 씻고, 짐을 정리했다. 10시30분에 방을 나와 체크아웃을 했고, 짐을 차에 실은 후 바로 리조트 1층에 있는 공방으로 갔다. 저번과 마찬가지로 얇은 나무에 색칠을 하고 조립을 해 모형을 만드는 것으로, 만들기를 좋아하는 딸 아이가 가장 재밌어하는 놀이다. 모형의 크기와 복잡함에 따라 금액이 다른데, 딸 아이가 선택한 캠핑카는 나름 가격대가 높았다. 한 시간 가량 온 식구가 달려든 끝에 캠핑카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
공방에서의 시간을 끝으로 삼척 솔비치를 나왔다. 그런 뒤 점심으로 불고기를, 후식으로 꽈배기를 먹었다.
삼척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 한 후 집으로 향했다. "더 놀다 가고 싶다"고 말하는 딸 아이에게 내년에도 오자고 말했다. 혼자 운전을 하고, 딸 아이와 놀아주느라 힘들었지만, 와이프와 딸 아이가 좋아하는 곳에 다시 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복직하면 자주는 못 가겠지만, 그래도 분기에 한 번씩은 이렇게 가족여행을 다녔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