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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기자의 육아기행] "마지막 날인데 말 좀 들어줘"

by 피구니

실질적으로 육아휴직이 마지막이었던 지난 10월26일. 아침에 딸 아이를 학교로 보내주는데 무엇인가 뭉클한 감정이 솟구쳤다. 딸 아이를 돌보면서 빨리 회사에 나가고 싶다고만 생각했었는데, 막상 끝나간다는 생각에 여러 감정이 들은 것이다.


딸 아이에게 아침을 먹인 후 씻기고 옷을 입힌 후 머리를 만져주는데, 그간 딸 아이에게 부족한 행동만 생각에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바쁜 아침 딸 아이와 함께 집을 나서면서 사진 하나 찍겠다고 말하자 딸 아이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찍기 싫다며 얼굴을 돌렸다. 아빠랑 하는 마지막 등교라고 달래며 겨우 한 장 제대로 찍고 학교로 향했다.


아빠와의 등교가 마지막인데 서운한 감정은커녕 이제 핸드폰을 받았다는 말에 웃으며 학교에 가는 딸 아이. 서운한 마음을 감추고 딸 아이에게 학교 잘 다녀오라고 말한 뒤 학교에 들어가는 딸 아이를 지그시 바라봤다. 언제 저리 컸는지, 너무 빨리 크는 딸 아이를 뒤로 한 채 집으로 돌아와 평소와 다름 없이 집안일을 했다.


그리고 하교 시간이 다 돼 다시 딸 아이를 데리러 갔다. 미리 이날은 친구들과 놀이터에는 못 가고 친구들 하교할 때까지 학교 근처에서만 놀자고 말했다. 학원 숙제를 해야 한다고 미리 말했지만, 학교를 마친 딸 아이는 놀지 못한다는 말에 서럽게 울었다. 마지막 날이라 놀게 해주고 싶지만, 밀린 학원 숙제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게 나 역시 아쉬웠다.


서럽게 우는 딸 아이를 겨우 달래고, 딸 친구 엄마들에게 마지막 날이라고 인사를 했다. 좋은 분들을 만나 딸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수 있었고, 이를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딸 친구들과 그들의 엄마들과 헤어진 후 딸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 평소와 같이 간식을 먹이고, 학원 숙제를 같이 했다.


이렇게 딸 아이와의 함께 하는 등하교가 마무리됐다. 당분간 딸 아이와 함께 학교 가는 날이 없을 것이란 생각에 서운하고 미안한 감정이 올라왔다. 무엇보다 부족한 아빠라 딸 아이에게 짜증과 화만 냈던 게 너무나 미안하다. 이런 아빠라도 항상 아빠가 좋다고 말해주는 딸 아이가 너무나 고맙다. 돈을 벌어야 하기에 다시 회사로 나가지만, 기회가 된다면 딸 아이와 손잡고 다시 학교로 갔으면 좋겠다.


울딸~ 그동안 아빠랑 같이 학교 생활하느라 고생 많았어. 아빤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울딸이랑 함께 해서 너무 행복했어. 부족한 아빠지만,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울딸 많이 사랑하는 것 알지? 이젠 할머니 말씀 잘 듣고, 학교 생활 더 열심히 하자. 대신 아빠는 주말에 울딸이랑 많이 놀아줄게. 사랑해 울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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