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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기자의 육아기행] "아빠가 약속 지킬게"

by 피구니

육아휴직을 끝내고 회사에 다시 나간 후 딸 아이에게 항상 듣는 말이 있다. 바로 "아빠는 약속을 안 지켰어"가 바로 그것이다. 휴직 기간중 롯데월드에 가기로 했는데, 그러지 못해 딸 아이에게 듣는 핀잔이다.


학교를 하루 빠지고 평일에 롯데월드에 함께 가려고 했지만, 학교는 물론, 학원까지 결석을 해야 해 와이프의 제재를 받아 그러지 못했다. 학교도 학교지만, 학원의 경우 하루 빠지면 보강을 잡아야 하는데, 보강 잡기가 쉽지가 않다. 보강을 잡더라도 2시간 수업이면 1시간만 보강해주는 등 학습 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자 와이프가 롯데월드 가는 것을 반대한건데, 복직 후 딸 아이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회사에서 연차 사용을 허가해준 것이다. 미리 와이프에게 딸 아이랑 단둘이 롯데월드에 가겠다고 말했고, 허락을 받았다.


롯데월드에 간다는 말에 딸 아이는 기뻐 어쩔줄 몰라했고, 와이프는 롯데월드 갈 때까지 숙제를 잘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착한 딸 아이는 엄마의 말을 잘 들어 숙제도 스스로 다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침내 딸 아이와 롯데월드에 가는 날이 밝았다. 미리 와이프가 준비한 가방과 두꺼운 점퍼 하나를 들고 딸 아이와 와이프와 함께 차를 탔다. 와이프를 직장에 데려다 준 후 딸 아이와 단둘이 롯데월드로 향했다.


차로 1시간을 달려 롯데월드에 도착했다. 도착한 후 미리 구입한 자유이용권을 어플에 등록하는데, 딸 아이는 입구 근처에 있는 뽑기 장난감을 발견하곤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딸 아이가 원하는 뽑기를 서둘러 구입한 후 딸 아이와 롯데월드 입구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탈 것을 어플로 미리 예약하려고 했는데, 혜성특급과 후렌치레볼루션은 이미 예약이 마감됐다. 딸 아이가 간절히 원했던 신밧드의 모험과 바이킹은 공사 관계로 운영을 하지 않았다.


일단 머라도 타야 했기에 눈에 보이는 후룸라이드로 향했다. 다행히 이른 시간이라 줄이 길지 않아 10분만에 탈 수 있었다. 처음 타보는 딸 아이는 무서울법도 한데, 재미있다며 또 타기 위해 줄로 달려갔다. 그렇게 연속으로 후룸라이드를 타고 난 뒤 딸 아이와 외부인 매직아일랜드로 향했다.


딸 아이가 6살, 7살 2번 단둘이 롯데월드에 왔었지만, 매직아일랜드로 나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매번 겨울에 왔기에 날이 추워 나가지 않았는데, 이날은 날씨도 따뜻해 매직아일랜드로 향한 것이다.


매직아일랜드로 나가는 다리 앞에서 사진 몇장 찍고 탈 것을 찾아 다녔다.


바로 탈 수 있는 게 회전그네였다. 코로나로 그네의 반만 사용해 20여분을 기다린 후에나 탈 수 있었다. 나 역시 처음 타는 놀이기구라 딸 아이가 걱정 돼 쳐다보면서 탔는데, 딸 아이는 겁이 없는지 즐기며 탔다. 회전그네를 탄 후 번지드롭을 타러 갔는데, 여기서 난관에 봉착했다. 탈 수 있는 조건 중 하나가 키 130Cm인데, 딸 아이는 아직 125Cm라 탈 수 없는 것이다. 아쉬워하는 딸을 달래고 다른 놀이기구를 타려고 돌아다녔는데, 매직아일랜드 역시 공사로 운영하는 놀이기구 많지 않아 탈 게 없었다.


결국 다시 어드벤처로 들어왔고, 바로 후룸라이드로 가 또 한 번 탔다. 그런 뒤 와일드 정글, 열기구 여행 등을 탄 후 점심을 먹으려 식당을 찾았다. 하지만, 딸 아이는 츄러스만 하나 먹고 바로 놀이기를 탈 것이라며 점심 먹는 것을 마다했다. 딸 아이의 고집에 어쩔 수 없이 츄러스를 하나씩 사서 먹고, 바로 민속박물관으로 향했다.


딸 아이가 체험학습을 이유로 결석을 하는 만큼, 놀이기구가 아닌 민속박물관 방문이 주된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민속박물관 보단 놀이기구 타기를 원하는 딸 아이를 달래 민속박물관에 들어갔다. 자유이용권이 있으면 민속박물관은 무료라 체온측정과 큐알 체크만 한 뒤 입장했다.


놀이공안 안에 있는 민속박물관인 만큼,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실제 들어가보니 예상과는 달리 볼거리가 많았다. 특히 시대별로 생활문화나 성곽 등 건축물도 정교하게 축소돼 있었다. 딸 아이가 좋아하는 공룡과 성곽에서 사진을 찍은 후 다시 놀이기구를 타러 갔다.


왠만한 놀이기구는 다 탔던 관계로 안 타본 회전목마를 타러 갔다. 회전목마 재미없다고 말하는 딸 아이를 달래 회전목마를 탄 후 유치원 때 탔던 어린이용 열차를 타고 나니 집에 갈 시간인 5시가 다 됐다.


주차장으로 가려고 주차비를 정산하려고 하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주차비 할인을 받으려면 핸드폰에 있는 입장권 큐알이 필요한데, 핸드폰의 전원이 꺼져있는 것이었다. 딸 아이가 놀이기구 줄을 서면서 내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느라 핸드폰의 배터리가 다 나간 것이다. 6시까지 와이프를 데리러 가야 했기에 서둘러 직원분들게 사정을 설명했고, 다행히 해결할 수 있었다.


이렇게 딸 아이와 했던 약속을 뒤 늦게라도 지킬 수 있게 됐다. 롯데월드에서 집에 가는 길, 딸 아이는 피곤했는지 금세 잠이 들었다.


울 딸~ 아빠가 너무 늦게 약속 지켜서 미안해. 아빠도 휴직 때 약속 지키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네. 대신 내년에 신밧드의 모험이랑 바이킹 다시 운영하면 그때 또 데리고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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