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기자의 육아기행] "내 방에서 나 혼자 잘래"

by 피구니

자기 책상과 침대를 받은 딸이 한 말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책상과 침대를 사준다는 약속을 입학을 하고 나서 지키게 됐다.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딸 아이의 방을 못 꾸며줬는데, 드디어 딸 아이의 책상과 침대가 도착한 것이다.


딸 아이의 방을 꾸며주면서 와이프와 의견을 다툰 게 바로 침대다. 와이프는 고등학교까지 쓸 수 있는 일반적인 침대를 원했지만, 나와 딸 아이는 벙커침대를 고집했다. 딸 아이는 침대 밑에서도 놀 수 있는 벙커침대를 당연히 좋아했다. 매장에서 해당 침대를 보자마자 사달라고 조르기 바빴다.


와이프와 달리 내가 딸 아이의 의견에 동조해준 것은 이 시기가 아니면 사용할 수 없는 침대라는 판단에서다. 비용 등 가성비 측면에서 보면 와이프의 의견을 따르는 게 맞지만, 아이를 생각한다면 벙커침대가 옳다고 생각했다. 이층침대 그리고 그 밑에선 놀 수 있는 나만의 공간. 나 역시 어릴 때 바랬던 것이었으니까.


문제는 벙커침대가 생기면서 딸 아이의 독립심이 부쩍 커졌다는 데 있다. 거실에 나오기 보단 자기 방에 있는 것을 더 좋아했고, 급기야 잠도 자기 혼자 자겠다고 선언했다. 딸 아이에게 안방 침대를 뺐겨 쇼파에서 생활한 나는 두 손 벌려 환영했다.


하지만 와이프는 혼자 자는 것을 반대했다. 침대가 높아 떨어질 수 있으니 아직은 엄마랑 같이 자야 한다고 딸을 설득했다. 딸은 툴툴거리며 "알았다"라고 말하곤 방으로 들어갔다. 와이프한테 혼자 재워도 되지 않냐고 물어보니 "혼자 재우기 싫다"라는 답을 들려줬다. 아직도 자신한테는 애기라 조금 더 데리고 재우고 싶다는 것이다.


다 컸다며 혼자 자고 싶은 딸과 내 품에 더 두고 싶은 엄마. 벙커침대가 왔지만, 딸 아이는 여전히 엄마랑 같이 잠을 자고 있다. 더워지기 전까진 둘이 자기 다소 좁은 벙커침대에서, 더워진 지금은 다시 안방 침대에서 같이 자고 있다. 덕분에 나는 다시 거실 쇼파로 내몰렸다. 밤에 혼자 TV를 보면서 쇼파에서 잠드는 삶도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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