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을 하고 난 뒤 한 달여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주말 당직이라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와이프한테 전화가 왔다. 와이프는 딸 아이의 폴리 홈페이지 로그인 오류에 딸 아이의 핸드폰에 문제가 생겼다며 화를 냈다.
우선 딸 아이의 폴리 홈페이지 로그인 오류는 딸 아이의 스펠링 테스트 양식을 출력하기 위해 로그인을 시도하다 비번을 5번 틀려 발생한 일이다. 물론, 내 나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 별말 없이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월요일에 폴리에 연락해 이전으로 복구하겠다고 말했다. 먼쓸리 테스트를 앞둔 상황이라 마음이 쫒긴 와이프가 화를 내는 것은 어느정도 수긍을 했다.
문제는 딸 아이의 핸드폰에도 문제가 생긴 것. 딸 아이의 핸드폰은 잼폰인데, 딸 아이가 패턴을 자신이 바꿨는데, 그 패턴이 기억이 안나 핸드폰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 딸 아이의 핸드폰을 만지며 딸 아이에게 패턴 기억이 안나냐고 물었는데, 딸 아이는 울먹이며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 핸드폰을 못 쓰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이런 딸 아이에게 월요일 고객센터에 연락해서 패턴을 풀어주겠다고 달랬다.
한참 딸 아이를 달래는데, 폴리 홈페이지 오류로 화가 난 와이프가 핀잔을 줬다. 왜 핸드폰을 사준다고 약속을 해서 일을 만들었냐고.
사실 와이프는 처음부터 딸 아이에게 핸드폰을 사주는 것을 반대했다. 외할머니와 등하교, 학원을 같이 가는 만큼, 아직은 핸드폰이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핸드폰이 있으면 핸드폰만 보고 공부는 안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와이프의 말대로 딸 아이는 핸드폰을 손에 쥐고 있는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육아휴직 중 딸 아이를 한 번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 나는 핸드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와이프와 상의없이 딸 아이에게 핸드폰을 사주겠다고 덜컥 약속을 했었다.
그 당시 딸 아이에게 핸드폰이 있어도 공부 등 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어린 딸 아이는 그 때만 알았다고 할 뿐 지금도 핸드폰을 보는 시간이 적지 않다.
딸 아이를 달래고, 와이프한테 혼나고 그렇게 정신없는 시간이 지나고, 저녁 때 딸 아이를 목욕시키면서 다시 딸 아이에게 말했다. 으뜸이가 핸드폰만 보고 있으면 아빠가 엄마한테 혼나는 것은 물론 엄마가 핸드폰을 버릴 수 있다고. 그러자 딸 아이도 수긍을 했는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알았다고 답했다.
어린 딸 아이에게 핸드폰을 주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딸 아이와 헤어질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경우 핸드폰만이 딸 아이와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핸드폰을 사준 것이다. 여기에 친구들 거의 대부분이 핸드폰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딸 아이만 없이 생활하게 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떤 이유가 됐든 핸드폰으로 인해 문제가 생기고 있다. 딸 아이의 핸드폰 사용을 자제시키는 지혜가 필요한데, 그것을 아직은 잘 모르겠다.
울딸~ 핸드폰 패턴은 걸지마. 그리고 핸드폰도 적당히 하고. 울딸이 핸드폰만 보고 있으면 그 화살이 아빠한테 돌아와. 핸드폰은 연락할 때만 간단히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