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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개구리씨 Feb 27. 2024

SNS에서 조금씩 잊혀 가는 삶

관계에서 조금씩 더 가벼워져 가기

젊고 열정적이었던 시절

예쁜 아이들이 한 명씩 태어나 가정이 즐거웠을 때는 당시 SNS였던 싸이월드, 네이버 블로그 등에 열심히 사진도 올리고 글도 올리며 SNS에 진심이었던 거 같다.


포털에 작은 카페들을 만들기도 하고, 당시에 새롭게 출시된 네이버밴드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다양한 생각들을 나누기도 하고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글의 공감대가 형성된 이들과 함께 즐겁게 교제하고 나누고 했었던 거 같다.


사람들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이것이 과거 블로그보다 비교적 짧아진 페이스북까진 그래도 충분히 긴 여백과 내용을 담을 수 있었지만, 어느 순간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X와 같은 짧은 글과 동영상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는 따라가기도 쉽지 않았지만, 정서와 마음이 열리지 않았달까 선뜻 버튼을 누르고 다가가는 것이 쉽지 않았던 거 같다.


내가 점차 꼰대가 되어가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나이 들어 갈수록 억지로 밝은 모습으로 뭔가를 하거나

다른 이들에게 뭔가 바른 모습이나 정의로운 멘트 같은 것을 얘기하는 것도 부담스러웠고

다른 이들과 활발하게 교제하는 것도 점차 주저하게 되는 거 같다.


SNS에 활발하게 활동하진 않지만, 과거 지인들과의 관계들 때문에 SNS에서 탈퇴는 하지 않고 있다 보니 본의 아니게 소위 눈팅만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부터인가 이 SNS가 젊은 이들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강박 같은 걸 주입시키고 있는 거 같다. 더 나은 모습과 더 좋은 음식을 먹고, 멋진 곳을 여행하는 등 화려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이들이 인기를 얻고, 그런 이들이 어느새 이슈가 되고 그들을 따라 하느라 비슷비슷한 아류의 모습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린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

그런 시대이지만, 그런 시대이기에 그런 이들에게서 한발 비켜선 삶이 더 필요한 시대이지 않을까?

한발 비켜서서 나만의 스타일로, 나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 또한 즐거움일 수 있고 다른 삶, 다른 걸음이지 않겠나 싶다


SNS에서 화려하진 못해도, 내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정감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이 생각을 한 뒤부터는 SNS에는 최소한의 관계만 남겨 놓게 된 거 같다.

SNS를 예쁘게 만들 시간에 투박한 글을 끄적이며 적고 

훌쩍 커버린 아들과 여행 중

맛집 사진 예쁘게 편집하는 대신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인터넷 레시피 참조해서 만들어 함께 웃으며 먹고 

멋진 여행지보다는 가까운 공원을 혼자 또는 가족들과 함께 걸으며 오늘 내 삶의 여정을 돌아보며 걷는 삶도 또한 충분히 즐거운 인생이지 않겠나 싶다


SNS에서는 조금씩 잊혀져 가고

내 손에 사랑하는 이들과 이웃들을 향한 온기는 놓치지 않는 인생이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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