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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개구리씨 Jul 06. 2024

비 오는 날 터벅터벅 주변을 걷습니다.

느긋한 동네 산책

저는 비 오는 날 걷는걸 예전부터 썩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옷이 젖어 축축한 것도 싫었고, 꿉꿉하고 우울한 느낌이 들어 비 오는 날은 어릴 때부터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비 오는 날은 집에 하루종일 집콕하고 안 나가거나, 회사에서도 사무실 콕하는 게 일상인 삶이었고, 사실 지금도 기본 일상의 스타일은 비슷합니다.


그러던 것이 예전에 몇 년간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던 때, 비가 오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빗속을 터벅터벅 많이도 걸어 다녔던 거 같습니다.

그때는 제가 사장이어서 그런 게 더 쉽기도 했겠지만 ^^;;; 비 오는 날이면 우산 하나 꾹 눌러쓰고 앞사람들 신경 쓰지 않고 길게 돌아 걸으며 빗소리와 빗방울에 함께 속상한 마음과 눈물을 흘려보냈던 거 같습니다.


사람들도 모두들 우산을 쓰고 후다닥 가고 있기에 아무도 비 오는 날은 제가 힘든 마음에 울면서 걸어가도 신경 쓰지 않아서 되게 좋았습니다. 그렇게 속상한 마음들을 비와 빗소리에 흘려보내고 한참을 걷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이면 그래도 조금은 마음의 응어리가 풀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비 오는 날을 썩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빗소리와 조금은 더 친해진 거 같습니다.


그때의 그 마음이 오늘 비에 훅 들어와서 핑계를 대고 오늘도 빗길에 길게 돌아 걸어 봅니다.

그때처럼 슬퍼서 울지는 않지만, 그 시절을 잘 넘겨온 저를 토닥토닥 거리며 잠시 빗소리를 느끼며 기분 전환 해 봅니다! 


땅은 좀 젖어 있지만, 물이 고여 있는 곳만 아니라면 저는 차분하니 좋습니다 ^^
비가 오다 잠시 소강일때 선선한 바람까지 불면 딱 걷기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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