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동네산책
나이가 들어갈수록 병원에 가게 되는 일들이 자주 생기는 거 같습니다.
어릴 때는 사실 넘어지거나 뼈가 부러져서 가는 거 외에 질병이나 다른 아픈 사유로 병원에 별로 가보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어릴 땐 몰랐는데, 돌아가신 아버지가 워낙 건강하시던 분이시라 저는 외탁을 했지만 그래도 아버지의 DNA가 조금 섞여 있는 덕에 큰 잔병치레 없이 청년시절을 잘 살았나 봅니다 ^^;
그러던 것이 사업한다고 몸을 혹사하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받으며 끙끙거리던 것들이 쌓여서인지 40대 때에 몇 번 쓰러지기도 했고, 남자치고는 남들보다 빨리 오십견이 오기도 했던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부실부실한 징후가 자주 보이고, 병원에 건강검진이나 검사를 받을 때마다 긴장이 되곤 합니다.
이번 건도 작년 연말에 동네 병원에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더니, 큰 병원에 가서 제대로 갑상선 검사를 해 보라시는 거예요. 아무래도 전문 진료과목이 아니어서인가보다 싶어서 회사 근처의 순환기내과에 찾아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갑상선 혹 중 조금 큰 녀석이 2개인데, 그중 하나는 제법 크고, 나머지 하나는 동맥에 바로 붙어 있어서 본인 병원에선 검사가 안되니 실력 좋은 의사를 소개해 줄 테니 거기 가라시더군요.
그렇게 한참을 걸려서 좀 큰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감사하게도 "암"은 아니고 단순 혹이고 암처럼 보인건 "물혹이 오랜 기간 칼슘과 섞여 석회가 되어 초음파상으론 그렇게 보인 거 같네요"라고 해주셔서 참 감사했었습니다.
그래도 사이즈가 있으니 추적검사를 해보자 하셔서 오늘 6개월 만에 병원에 다시 다녀오게 된 것입니다.
감사하게도 최근 아내와 함께 식습관을 조금 조절해 1~2킬로 정도 뺐더니, 가장 컸던 혹이 조금 줄었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살 빼면 갑상선 혹도 줄어드나 봅니다 ^^;;;)
1년 뒤에 다시 검사해 보기로 하고 병원을 나서서 회사로 가는 길... 빌라촌들을 거쳐 2킬로 정도 거리에 있는 전철역까지 터벅터벅 걸으며... 건강하고 온전한 정신으로 잘 늙어가면 좋겠다는 소박한 기도를 해봅니다.
조금 느리고 더디더라도 건강한 게 최고인 거 같습니다.
모두들 몸도 맘도 잘 챙기셔서, 건강하게 사랑하는 이들의 곁에서 잘 챙겨주며 사십시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