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화해 모색을 위한 일본 탐방
뜨거운 여름에 다녀왔던 일본 기행에 대한 글을 마무리합니다.
일본에 직접 가지는 않았어도 살아오면서 일본분들과 협업도 여러 번 했었고,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듣고 배워 온 정보들이 많다 보니 제 나름대로의 어떤 선입관들이 참 많았음을 이번 여정을 통해 확실히 느끼게 된 거 같습니다.
일본에서 여러 분들을 만나고 보면서 처음 느낀 건 순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상냥하고 순응적인 것을 사회로부터 어릴 적부터 당연시 되게 배우고 체득하게 되는 문화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 답게 어딜 가나 조용하고 차분하며 질서를 지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조금 삐딱한 제게는 이런 모습이 뭔가 상냥하고 교양 있고 좋은데, 뭔가 답답하고 억눌린 것을 그저 누르고 사는 거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일본 기행이었습니다만, 며칠이 지나지 않아 내가 얼마나 어리석고 섣부른 판단을 한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기행 중 만난 재일교포 분들 뿐 아니라 일본 분들 역시도, 겉으로 우리처럼 큰 소리들을 내지는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신념을 따라 인생을 걸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제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사회에서 알아주지 않아도, 회사에서 승진을 못하고 부자가 되지 못해도 옳다고 믿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후회 없이 조용하지만 자신의 열정을 다 불태우는 사람들이 구석구석에 있는 나라, 그것이 일본이 선진국인 이유인 거 같았습니다.
남북화해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떠난 이번 여정을 통해 저는 재일교포 사회와의 연대를 통해 뭔가를 새롭게 풀어가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컸었습니다.
그런데, 와 보니 재일교포 사회는 우리 한국과 북한으로부터 받은 너무 크고 깊은 상처들이 많아 그 상처들이 회복되고 새롭게 재정립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오히려 뜻있는 일본 교회와 사회단체들과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방향과 연대를 만들어 가는 게 현실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거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극우와 극좌는 진정한 우도 좌도 아니고 자신들의 어긋난 신념과 이익을 위해 삐뚤어진 광신도 집단과 같듯이 일본도 비슷한 거 같습니다. 오히려 일본은 지진과 자연재해가 많은 섬나라답게 온갖 신들과 우상들, 신사들이 가득한 나라여서 극우와 극좌가 우리나라 보다 더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 거 같습니다.
그런 역사와 문화 속에 2차 대전 종전 이후 자민당 일당독재가 70년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는 나라이지만, 깨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시민사회와 소수지만 믿음과 섬김이 분명한 일본 교회들과 새로운 연대와 협력을 모색해 남북의 경색이 장기화되고 있는 이 시대에 새로운 변화의 모습을 함께 고민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 나아가 남북한의 평화로운 변화의 물꼬를 새롭게 모색하고 열어갈 수 있기를 소망해 보며 생애 첫 일본기행을 마무리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