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개구리씨 Sep 07. 2024

"우토로마을", 이방인들을 향한 사랑

새로운 화해 모색을 위한 일본 탐방

날이 36도를 찍는 폭염 속에 우토로 마을로 향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움직인 여정인지라 지하철에서 내려 우토로 마을까지는 그늘이 없어 뙤약볕에 헉헉 거리며 한참을 이동했던 거 같습니다.

혹시 여름에 오시는 분들은 남자분들도 눈치 보지 말고 양산을 쓰시거나 모자를 꼭 쓰고 오셔야 할거 같습니다. 너무 더워요~~~ ^^;;;


예전 무한도전에서 방문했을 때 있었던 마을회관과 마을 주택가를 가보았습니다. 대다수는 철거를 했거나, 퇴거를 했고 그 뒤에 2동의 시영아파트가 건립되어 대다수의 주민들은 그곳으로 이전해 살고 계셨습니다.

이 팻말이 보이시면 거의 다 오신 겁니다 ^^


TV 프로그램들에 나왔던 마을회관 "에루화"입니다. 폐관 상태입니다.
이렇게 예전 우토로 마을 집들은 대부분 퇴거된 상태였습니다


조금 옆에 보니 5층짜리 복도식 아파트 2동이 연결된 상태로 만들어져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예전 대다수의 우토로 마을 주민분들은 저기에 사신다고 하시더군요.

작년(2023년) 최종 완공된 시영 아파트 모습

그리고 그 시영 아파트 끝으로 가면 오늘 우리의 목적지인 "우토로마을 기념관"이 여전한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반기고 있었습니다.


원래는 우토로 기념관 관장님께서 설명해 주시기로 예약을 해 두었는데, 가보니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 부관장이신 사이토상께서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이번 우토로 기념관 방문에서 가장 큰 울림과 감격 중에 하나는 이 사이토 상이셨습니다.

일본 기독교인의 가정에서 태어나 일본군 장성이셨던 할아버지와 달리 사이토상은 공무원으로 안정적인 직장을 영위하고 편안히 승진하며 살아갈 수 있었음에도 30여 년 전 우토로 마을의 조선인들의 열약한 삶을 발견하고 이들의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을 위해 30년간 꾸준히 헌신해 오셨음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이토 상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통역을 해주시던 유리코 씨를 통해 들은 건, 조선인들을 위해 애쓰며 열심히 일한 덕에 승진에서 매번 누락되어 고위 공무원으로는 올라가지 못하셨다고 하더군요. ^^;;;)


일본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사회의 재일동포 사회도 외면하였던 우토로 마을 사람들을 위해 사이토상을 포함 3명의 일본인들이 30년간 온 삶을 들여 이들의 거주와 삶의 환경을 개선하는데 전심전력을 다했고, 그 결과로 일본 사회에서 우토로 마을이 이런 감사한 삶의 환경변화를 이룰 수 있었으니, 이 분들의 수고와 노력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덤덤하게 이전 함바집의 열악했던 상황들과 사회에서 기본적인 삶의 여건을 제공받지 못한 이들의 열악한 삶들을 외면하지 못하고 함께 이들을 위해 싸우고 대변하며 애써온 노신사의 구부러진 어깨가 귀하고 감사했습니다.


사이토상과 간담회 중 75세인 사이토상이 마지막으로 은퇴 전까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지금은 많이 돌아가신 우토로마을 어르신들을 일일이 인터뷰했던 글들을 본인이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일본어와 한국어로 번역해 책으로 만들어 후대에 남겨주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을 얘기하셨습니다.


그분의 그 소박한 소망이 꼭 이뤄지기를 소망해 보았습니다.


사이토상과 통역을 해주신 교포이신 신유리코님
함바집에서 과거 함바집의 사진들을 보며 설명해 주시는 모습
과거 대형태풍 때 상당수의 함바집들이 무너졌을 때의 항공사진을 설명해 주시는 모습


기념관 3층에는 우토로 마을 사람들 중 몇몇 분들의 이야기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들 중에서 몇몇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국에서 징용으로 끌려와 도로와 항만, 비행장 건설에 차출되었던 조선인들이 한국으로 돌아가서 고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다시 일본으로 건너와 우토로 마을과 같은 열악한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죽어간 이들이 생각보다 많았음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곳 일본에서는 조샌징이라, 한국에서는 한국말이 서툴러 쪽발이라 외면받는 양쪽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4대, 5대째를 맞이하는 재일교포 사회를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던 거 같습니다.


우토로마을뿐 아니라 재일교포 중에 이런 경우가 많으시더군요
무한도전에도 나왔던 김군자 할머니, 모두가 기억하는 멋진 할머니셨더군요

ps. 우토로마을 분들의 이야기들이 일본어로 되어 있어서 파파고 이미지 번역기를 사용했는데, 아직은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많네요. 그래도 의미는 충분히 전달되는거 같아서 사용했습니다.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