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중소기업 기획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정도 되면 일단 R&D 예산이 작지 않게 잡혀 있기도 하고, 정부에서도 회사 분담금을 워낙 많이 내게 하기 때문에 궂이 정부과제를 통해 뭔가를 하는게 사실 회사에 큰 메리트가 없습니다.
그러나 중소기업 입장에선 아주 다르지요.
제 경우는 SW기업과 디지털컨텐츠 기업 같은데서 근무하며 정부과제를 준비하고 진행 적도 있고 제조업에서도 준비하고 진행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확실히 제조업은 정부과제의 내용과 중요성, 느낌이 실제 해보니 또 많이 다른거 같아요.
필요로 하는 영역도 많고, 다양하게 활용해 볼 수 있는 과제들이 확실히 제조업 쪽이 많습니다.
이런 과제를 통해 중소기업들이 자신들로는 재정의 부담으로 조심스러웠던 것들을 다양하게 시도해 볼 수 있고, 그런 시도들 중 성공 케이스를 통해 기업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으니 정부과제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정말 고마운 마중물이 되어주는 경우가 많은거 같습니다.
전문 브로커 같은 이들과 회사들도 있고, 정부과제만 따먹고 입을 싹 닫는 좀 이상한 기업들도 있다 보니 갈수록 정부에서 운영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과정에서의 각종 프로세스와 문서들이 과제 금액과 기간과 상관없이 많다 보니 기업들 입장에서는, 특히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기업은 그런 프로세스와 문서작업을 하는게 너무 힘들어서 과제를 아예 시도조차 포기해 버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리고 이런 과제들이 정치적인 이슈들을 타기도 하는데, 최근 2년여 동안은 신규 과제들이 제가 정부과제라는 것들을 시도해보고 운영해 본 근 20여년 사이 가장 확 줄어들어서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나 제품, 기획으로는 정부과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아예 없어지다시피 한 거 같아요.
'좀비기업', '정부과제로 먹고 사는 기업'이라는 욕을 먹는 R&D 기반 기업들이 중소기업 중에는 많이 있습니다.
그치만 조금만 다르게 보자면, 그만큼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존 시장에 아직 활성화 되지 못한 기술이나 제품, 서비스를 연구하고 만들어서 성공해 보려고 몸부림치는 중소기업들은 그 과정에서 수 없이 망하고 무너지곤 합니다.
정부과제의 힘을 빌어 근근히 버티는거 같은 기업들을 보면, 보통 정부과제 금액의 몇배를 대표이사가 여기저기서 빚내고 조달해서 정부과제 금액까지 포함해서 어떻게든 성공 해보려고 몸부림 치는 과정이라 보시면 아무런 결과가 안보인다며 "결과"만 보고 뭐라할 순 없을거 같습니다.
저도 예전에 그렇게 몇년을 몸도 맘도 돈도 다 갈아넣고도 마지막 고비를 못넘기고 망해본 경험이 있기에 중소기업 사장님들, 특히 R&D에 에너지를 쏟으시는 중소기업들에게 정부도 사회도 조금 더 관대하게 봐주시고 기회를 더 넓게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암튼, 돌아와서... 지나온 회사들마다 회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보려고 정부과제들을 시도했었고, 적어도 1개이상씩은 따고 수행하다보니 다른 이들이 보기엔 제가 마치 "정부과제 전문가"처럼 보이시나 봐요 ^^;;;
우리나라 정부과제들은 딱히 비결이 없는거 같아요.
아무리 해당과제에 딱 걸맞는 과제로 삐까번쩍하게 과제 신청서를 내도 평가를 하는 평가팀의 평가에 따라 떨어질 수도 있고, 특정과제에 너무 많은 괜찮은 회사들의 신청이 몰리다보면 우리회사 과제가 아무리 좋아도 정부에서 미는 핵심 사업과 관련이 더 있는 회사로 평가자분들이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거든요.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잘 만든다는 전제 하에서 '운칠기삼'인거 같습니다 ^^;
그렇지만,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중소기업들은 항상 돈도 인력도 부족한채 미래를 향해서 달려가는 회사들이기에 정부과제의 도움을 얻어보려고 열심히 노크하고 있고, 저도 딱히 전문가는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회사에 도움이 되볼까 하고 오늘도 열심히 과제 리스트들을 뒤지며 우리 회사가 도전해 볼만한 과제들을 찾아보며 중소기업 기획팀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애쓰시는 수많은 중소기업 기획팀과 연구소 여러분들의 땀방울들이 2025년 이후에는 좋은 결실을 거둘수 있도록 정부과제가 좀 넉넉하게 확대되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정부과제를 제안하고 수행하는 역할을 주로 하지만, 예전에는 일부 기관들에 정부과제 평가자로도 가끔씩 알바를 뛴적이 있습니다. ^^
대부분 다 아시는 얘기이고 상식적인 내용이지만 그때의 경험에 비춰 몇가지를 이제 시작하거나 정부과제를 해보지 못한 중소기업 기획팀 분들이 혹 보시게 되면 참조하시라고 몇가지 과제 사업계획서를 준비하실때 꼭 챙기셔야 할 내용 몇가지를 공유하며 이번글은 정리해 보겠습니다 ^^
1) 수요조사때부터 참여하실수 있다면 과제를 따실 확율이 확! 올라갑니다.
기관별로 과제기획자라는 담당자나 부서(또는 TF)가 있습니다.
보통 매년 4분기 즈음에 해당 기관별로 보통은 '수요조사'라는 이름으로 차년도 과제 후보들을 수소문하고 제안받는 절차를 밟습니다. 어떤 분야에 어떤 과제들을 만들고 싶다는 해당 부서의 방향성에 대한 언급과 함께 기업들이나 개인들을 통해 적절한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과정인데, 이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제안한 아이디어가 채택이 된다면 적어도 다른 기업들보다는 내년도에 해당 과제에서 미리 잘 준비해서 수주할 가능성이 확 올라가게 되겠지요.
2) 제안공고에 있는 기관에서 관심가지고 보시는 평가기준을 사업계획서에 정확히 반영해야 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정부과제 공고에서는 이 과제를 통해 해당 기관이 원하는 주요 방향에 대해 수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명기되어 있습니다. 평가를 해보면 의외로 괜찮은 아이디어이지만 과제 평가기준과 상관없는 내용들로 채워져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사업평가의 공정을 기하기 위해 과제를 진행하는 정부기관들은 평가자 Pool을 운영하면서 해당 과제의 평가자들을 미리 선정하지 않습니다. 서류 접수가 되면 서류평가를 할 평가자들을 Pool에서 불러 평가하게 하고, 이후 발표 평가 역시 Pool에 있는 다른 평가자들을 연결고리 없이 불러서 당일 사업계획서를 나눠주고 평가하게 하는 방식이기에 사업계획서의 내용의 깊은 의미를 충분히 숙지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우선은 평가기준에 제대로 잘 써졌는지를 보고, 빠진게 없는지와 비용등 사업계획서에서 정확히 언급되어야 할 내용들이 제대로 언급되었는지와 그 내용이 앞뒤가 맞는지를 우선 살펴보게 되어 있습니다.
거기서 우선 아닌 회사들은 1차 탈락대상이 되고, 그런 부분이 제대로 된 회사들 중 발표내용을 들으며 상세하게 정리해 가는 방식입니다.
그러니, 이 '공고에 있는 평가기준과 절차'는 반드시 사업계획서에 잘 표기되어야 합니다!!
3) 과제 수행시 사업계획서에 있는 내용대로 집행이 되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아주 당연한 소리입니다만, 중소기업들의 경우는 과제를 관리하는 사업관리 조직이 보통 따로 존재하지 않다보니, 과제를 수주할 때까지는 대표이사를 포함해 기획팀과 연구소 등이 전심을 다해 달리지만 끝나고 나면 각자 회사의 생존을 위해 해야할 기존 업무로 전환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나중에 과제 비용을 집행할때 사업계획서를 만든 기획팀이 아니라 연구소나 관리팀이 관리하고 집행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다보면 나중에 과제 마무리할때쯤 되서 사업계획서와 집행내역과 항목별 합계가 안맞거나 조금 틀린 경우가 발생하는게 흔합니다.
당연히 정부기관에서는 용납되지 않지요!
그외에도 주의해야 하거나,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 몇가지 생각나긴 합니다만 ^^;
요 3가지가 그래도 가장 중요한 내용이기도 하고 상식선에서 알아두시면 좋을거 같아 공유 드리는 걸로 이번글을 마무리 할께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