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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만한 바보들이 생각보다 많더라(1)

바쁘다 중소기업 기획팀

by 청개구리씨

제조 중소기업에서 일하면서 바라본 거만한 바보들에 대해서 몇 번에 나눠서 써보려고 합니다 ^^

그 첫 번째, "라때는~"을 남발하는 아저씨들에 대한 잡담입니다 ^^




"내가 예전에 ㅇㅇ 대기업에 근무할 때는 자동으로 데이터를 불러들여서 쉽게 했는데, 수작업으로 해야 한다니 에잉~"

"이건 당연히 관리팀에서 해줘야 하지 않나?"

"예전 회사에 있을 때는 이러저러했는데, 우리는 왜 안되는 거야?"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거의 25년 이상을 금융, IT, 디지털콘텐츠 등의 업종을 하는 회사들에 있다가 제조 중소기업에 와서 몇 년간 일해 보니 확실히 직원들의 연령대가 굉장히 높은 거 같습니다.

주변의 협력회사 직원들을 봐도 젊은 직원들이 없는 건 아닙니다만, 제조회사들은 주력이 50대입니다.

덩치가 큰 제품을 제조/생산하거나 좀 힘든 일을 하는 회사 쪽으로 갈수록 연령대는 더 높고 주력 연령대가 60대들인 회사들도 많습니다.


제조회사에서 기획팀으로 일하면서 여러 회사 사람들을 만나면서 얘기들을 하다 보면, 왕년에 대기업에서 나름 잘 나가신 분들도 많고, 젊을 때 대기업에서 일했던 이들을 참 많이 보게 됩니다.

좀 친해지고 밥이나 술이라도 함께 먹게 되는 시간이 있게 되면 그중 몇몇 사람들에게서 많이 듣게 되는 이야기가 "라때는~"으로 시작되는 얘기들과 예전에 근무했던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의 잘 갖춰진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비해 열악하고 후진 중소기업의 현실에 대한 토로들을 많이 듣게 됩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와 일들을 통해 만나는 몇몇 회사들을 통해 투영해 보는 거라 일반화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말씀드리자면,


오래된 중소기업들, 특히 제조회사들의 경우는 여러모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IT기업들과 젊은 직원들이 많은 기업들과 비교해 보면 여러모로 열악하고 부족한 게 많은 수밖에 없습니다.

대기업에서는 일부 현장직을 제외하시고는 50세 전후가 되면 슬슬 명퇴나 퇴직의 압박이 있고, 그전에 상당수는 이런저런 이유로 퇴직을 하게 됩니다.

40대까지는 나름 실무감각도 좋고 경험도 많기에 여기저기 많이 불려 가고 인기도 많아서 대기업에 있던 연봉에 가까운 수준이나 더 받기도 하고, 임원이 되기도 하고 소위 잘 나갈 수 있는 시기입니다.


그런 시기를 지난 50대 중반 이후가 되면 솔직히 자기 사업체를 가지고 운영하시는 분들을 제외하고는 사회에서는 서서히 또는 급격하게 취업시장에서 하향곡선을 그리게 되는 게 현실일 거 같습니다만, 꽤 많은 분들이 은연중에 그것을 잘 받아들이시지 못하는 거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중소 제조기업에 들어와 일하면서 어느 정도 적응 시간이 지나면 불편한 것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하고 일상에서 이런 부분이 조금씩 쌓이다 보면 불평불만이 슬금슬금 터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대다수의 분들은 침묵과 적응으로 넘어가지만, 생각보다 많은 아저씨들이 불평과 불만으로 투덜거리며 자신이 처한 상황과 회사에 대해 구시렁거리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거 같습니다.


그러면 웃으면서 이야기를 들어는 주지만 저는 속으로 '그러면 그 좋아하는 대기업으로 다시 가시던가요'라고 생각하면서 듣고 흘립니다.

많이 열악하고 부족한 중소 제조기업이지만, 왕년에 대기업에서 나름 잘 나갔던지, 열심히 했다면 그걸 비교와 불만의 소재로 사용하지 말고 그 경험과 노하우를 작은 연봉에 불평하지 말고 회사를 돕고 성장시키는데 기꺼운 마음으로 나누고 도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비록 많이 부족하고 불편한 작은 제조 중소기업일지라도 그 회사에서는 그런 직원을 회사에 필요한 귀한 인력으로 보고 오래 함께 가고 싶어 할 것입니다.

나이가 들고 체력이나 능력이 예전만 못해도 회사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고 여러 동료들, 특히 어린 친구들과도 잘 지내며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함께 나누는데 인색하지 않은 직원을 싫어할 중소기업 사장은 없을 것입니다.


예전에 해봐서 잘 안다고, 큰 시스템에서 일해봤기에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지기 보다 이 열악한 상황에서 "내가 뭘 좀 도와줘볼까?", "뭘 좀 더 해보면 도움이 될까?"를 살피며 직원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곁을 내어줄 줄 아는 이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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