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중소기업 기획부서
제조분야 중소기업에 다니면서 지켜본 '가장 고민이 되면서도 확실한 대안을 제시할 수 없어 답답해 보이는 이야기' 3번째 이야기, 오늘은 젊은 피 "채용"에 대한 글을 몇 자 적어볼까 합니다.
전략기획 부분을 담당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채용 관련해서 관리팀을 좀 도와줄 수밖에 없는 일들이 자주 생겨 납니다. 제조분야 말고도 IT, 디지털콘텐츠 중소기업에서 다닐 때도 확인했던 부분입니다만 요즘은 중소기업에서 채용이 여러모로 쉽지 않습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만 돼도 채용 공고만 내도 몇십대 일 수준으로 이력서들이 몰리기에 그중에서 채용 담당자가 서류전형에서 1차 걸러내는 것부터 일이지만, 중소기업에서는 채용 공고를 올려도 비싼 돈을 들여 채용 사이트 맨 위에 올리는 것도 부담이 되고, 그냥 일반 채용공고로 뛰우면 정말 지원인력이 확 줄어듭니다.
참 답이 없고 해결책이 보이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이렇게 흘러가게 둬서 될까 싶은 걱정에 제가 근무하며 만난 회사들의 예를 들어 적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채용공고를 올렸는데 너무 안 오네요. 뭔가 방법이 없을까요?"
"몇몇 신입과 나이가 너무 많은 분들만 지원을 했어요. 우리가 원하는 스펙과 너무 달라서 깝깝하네요"
"모처럼 신입이 왔는데, 연봉을 듣고는 검토해 보겠다고 하더니 다른데 됐다면 연락을 끊네요"
"내일부터 출근인데, 오늘 카톡으로 못 오겠다고 카톡 한통 보내더니 연락이 안 되네요. 노트북이랑 다 준비해 뒀는데...ㅠㅠ"
모든 중소기업들에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닐 겁니다.
제가 알고 있는 몇몇 회사만 하더라도 대표이사가 역량이 있어 투자를 초기 모델로도 받아서 직원들 급여를 상당히 좋은 조건에 모집하는 경우, 괜찮은 인력들이 이리저리 모여 팀 세팅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또 일부 제조분야 중소기업들은 특정 사업모델이 소위 대박이 나서 돈을 엄청 잘 벌어서 세금 내느니 직원들 급여를 올려주거나 보너스를 많이 주시는 기업들도 계십니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제조분야 중소기업은 그렇게 재정 컨디션이 좋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나라 상당수 제조분야 중소기업들은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의 하청의 형태로 운영되는 기업들도 많고, 중소기업들의 재하청으로 업을 이어가시는 기업들까지 하면 많은 기업들이 이 카테고리에 해당될 것입니다.
그런 기업들은 매출은 조금 규모가 있을지 몰라도, 영업이익률이나 단기순이익 부분을 보면 사실 형편없는 수준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기업들은 급여 수준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잘 나가는 일부 중소기업에 비해 상당히 열악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사업 근간의 핵심 기둥이라 얘기하고 실제 다양한 제품들로 그런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전에 말씀드린 글에서처럼 나라 전체에 뿌리 박혀져 있는 "최저가 입찰"류의 관행 때문에 자체 비즈니스나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기업 일부를 제외하고는 정말 근근이 운영해 나가는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기업들은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직원들, 특히 젊은 직원들을 뽑아 저비용으로 공장을 돌리고 개발과 생산을 하길 원하지만, 낮은 연봉과 복지, 여러모로 부족한 중소기업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젊은 직원들은 오지 않거나, 오래 다지니 않고 움직이는 것이 일상화되었습니다.
또한 중소기업에서는 이런 젊은 직원들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세스가 거의 없거나 전무한 형국이다 보니 직원들이 체계적으로 성장할 기회가 보이지 않아 실망하고 나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그런 일들이 워낙 많다 보니 현장에서는 앞에 글들에 여러 번 언급드린 것처럼 50대가 주류고, 60대가 30대 이하 전체인원수보다 많은 경우가 엄청 많습니다.
전에 글들에서도 구체적인 대안 없이 이런 문제점들을 풀어내는 게 참 속상했지만, 이 문제를 계속 방치하면 할수록 사회 전체가 그 뒷감당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 우리 사회가 더 실제적으로 인지했으면 좋겠고, 정부와 정책을 입안하시는 분들이 이런 부분에 실질적인 개선을 긴 안목으로 꾸준히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기존에도 각 부서별도 젊은 청년층이 중소기업에 정착하고 다닐 수 있도록을 위해 다양한 제도들을 개별적으로는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아보면 꽤 다양합니다만, 문제는 이게 다 따로 논다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지금 20대 청년들이 정부에서 받을 수 있는 지원 제도로는 '고용노동부'의 제도들 중 "청년 일자리 도약 장려금", "청년내일 채움공제", "미래내일 일 경험사업", "청년도전 지원사업", "국민취업 지원제도" 등이 있고 워크넷등과 연계한 "빈일자리 재직청년 기술채움", "청년채용 올케어 플랫폼" 제도들이 있습니다.
또한 이런 고용노동부의 채용에 치우친 제도 외에도 우리나라 정부는 청년들의 "재직자 대상 직업훈련 지원"과 "학위 및 자격 취득지원", "온라인 학습 및 멘토링 플랫폼"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쪽에서, 특히 제조분야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면서 보니 이 제도들이 다 따로 파편적으로 노는 지점이 문제인 거 같았습니다. 굉장히 많은 지원제도가 있고 그 지원제도를 운영하기 위해 많은 공무원 조직들과 기관들이 운영되고 있고 굉장히 많은 예산들이 투여되고 있습니다만, 실제 현장에서 공제저축과 같이 "적금"형식의 제도 외에 다른 부분은 실제 젊은 청년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지원 제도라는 게 문제입니다.
공무원분들이 현장의 소리를 들으시고 열심히 준비하셨고, 운영하시겠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예전 소위 '구로공단 여직공'들의 시대에 낮에는 열심히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주경야독"의 근면적 대안은 대안이 안 되는 건 아니겠지만, 상당히 공감받지 못하는 제한적인 옛날 제도의 연장선 같습니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나 공무원 윗분들의 경우는, "우리도 젊을 때는 다 그렇게 공부했어"라고 하실 수 있겠지만, 그건 당신들의 시대에서 어쩔 수 없이 그 길밖에 없었던 때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시대가 바뀌고 젊은 세대들이 많지만, 의사결정을 하는 윗급들과 이런 제도를 입안하는 정치인들조차도 50~60대 분들이 많다 보니, 당신들이 20,30대 때 가난하고 어려웠던 때를 생각하며 입안하고 제도를 만들어 가다 보니, 돈은 돈대로 들어가지만 별반 효과는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거 같습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저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새로운 세대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정부와 정책을 입안하시는 분들이 젊은 세대들이 제조분야 중소기업에서도 자리를 찾아가고 실력을 쌓으며 경력을 갖추고 대기업으로도 가고, 중소기업에서도 핵심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 주는 정책을 통합적으로 고민하고 만들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쪽 분야로 와서 여러 회사의 젊은 직원들과 차와 밥을 사주면서 금방 친해질 수 있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이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더 이런 부분이 필요함을 더욱 더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대가 달라졌지만, 젊은 직원들이 제조분야 중소기업에서 다니는 걸 고민하면서 느끼는 고민과 바람은 비슷했습니다.
높은 연봉을 원하는 거야 모두가 다 공통적으로 가지는 것입니다만, 젊은 친구들도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보다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없을 거란 건 대부분 이미 인지하고 있습니다. 속상하지만, 언젠가 큰 기업으로 이직해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와 확신만 있다면 이건 충분히 넘어갈 수 있을만한 것인 거지요.
대신, 제조분야 중소기업에 들어갔을 때 젊은 시절 적은 연봉으로 다니지만 기술을 제대로 배우거나,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수년간 참고 다닐 수 있겠다라는 생각들은 기본적으로 다들 하는 거 같습니다만, 실제 제조분야 중소기업의 현실에서 이런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갈망이 채워지지 않고, 사고가 전혀 다른 아버지뻘 어르신들의 "라떼" 얘기와 무기력한 모습에 만정이 떨어지기 때문에 실망하고 떨어져 나가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는 젊은 직원들이 회사를 선택하고 다니고 일할 때, 저 같은 옛날사람들이야 한 직장에서 오랫동안 일하는 게 미덕인 시대를 살았지만, 요즘은 경력과 자기계발을 위해 수년에 한 번씩 옮겨 다니는 것이 당연한 시대인데, 기업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런 젊은 친구들의 잦은 이직은 회사로서는 이 젊은 직원들에게 적극적인 투자를 망설이거나 소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저는 이 두 가지 지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정부와 정책입안을 하는 정치의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예컨대, 막연하게 "대학강의 수준의 온라인 강좌" 같은 것을 근무 외 시간에 알아서 들으며 사이버대학 수료하는 수준의 지원 방식은 결국 "알아서 개인적인 공부 해라. 일단 학비는 지원해 줄게" 같은 방식입니다.
제가 있는 회사뿐 아니라 다른 회사에서 알게 된 젊은 친구들과 밥 사주며 친해지고 들으며 비슷한 케이스가 있었는데, 이 친구 역시 회사업무와 관련된 기술 쪽으로 듣지 않고 다른 분야 공부를 하길래 "왜 관련 기술 쪽은 듣지 않는 거야?"라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그 친구들의 대답은 비슷했습니다. "들을 게 없어요"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직원들을 키우고 교육시킬 프로그램이나 전문가가 없고, 그런 과정을 진행할 역량이 없다는 전제하에 우리나라 근간이 되는 중소기업들의 여러 기술들을 교육하고 가르칠 수 있는 부분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실제 해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과 프로그램과 강사진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제공할 수 있는 건 나라에서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런 교육을 받으려 지원하는 젊은 친구들의 비용로스를 부담스러워 하는 중소기업들에게 이렇게 교육을 보내 성장시키는 시간의 로스에 대한 비용부담을 나라가 여러 방법으로 기업에 직접 지원을 해주는 방식으로 기업도 독려하고 지원하는 거지요.
제 생각엔 애매한 "우수 교육 지원 기업... 어쩌구"하는 명패보다 실질적인 세제혜택이나 교육을 허락하고 그 직원이 비는 자리에 대한 직접적인 인건비지원과 같은 직접적 당근 지원이 열악한 중소기업들에게 실질 지원이 될 수 있을거 같습니다.
준비되는 교육들이 회사들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기술들로 제 셋팅을 하고, 교육과정도 기업들의 실질 니즈를 받아 필요한 과정들을 꾸준히 만들고 필요한 전문인력(업계에서 은퇴한 전문가와 현장 전문가들)을 보강해 제대로 된 교육이 되게 한 다음, 기업들에게 그런 특정 분야 교육에 직원들을 교육받도록 보내게 하는 방식으로 중소기업 현장에서 못해주는 기반지식에 대한 교육을 받도록 하는 거지요.
또한 이런 일련의 과정속에 제조분야 중소기업에 재직하고 해당 교육을 이수하고 일정기간 일하는 동안 매칭펀드 개념의 적금을 나라가 주도적으로, 중소기업이 일부 추가하는 형태로 특별저축의 형태로 일정기간은 배운 내용을 통해 회사에 도움이 되도록 일하는 일정 기간 동안을 채우면 목돈 저축을 탈 수 있도록 결합한다면 자연스럽게 지금보다는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렇게 해도, 의무 근무기간을 지나면 바로 빠져나가지 않겠냐 걱정하는 이들이 있겠습니다만, 지금처럼 1~2년안에 어정쩡하게 있다가 후다닥 빠져나가고 개인도, 회사도 기술의 발전도 없고, 점점 더 쇠퇘해져 가는 문제보다는 좀 더 진일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나라 전체를 봐도, 이런 교육들을 통해 적어도 해당 뿌리 일터 분야에 전문 기술인력 Pool이 늘어나도록, 특히 젊은 인력들을 양성하는 것이고, 그렇게 배우고 일정기간 동안 기업에서 일하며 체득된 기술력은 그 젊은 청년들에게도 자기 기반이 될 것이고, 나라 전체적으로도 기술인력들을 확보하고 양성한 결과로 남기에 나라로서도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구조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뿌리 기술 분야 기술인력들을 교육하고 가르쳐 그 Pool을 넓혀 가다 보면, 제조업 토대의 근간이 흔들리고 공멸로 가는 방식에서 젊은 세대들에게 새로운 발전과 성장의 토대가 만들어져 희망을 가지고 일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젊은이들에게도, 제조분야 중소기업들에게도 좀 더 희망과 기회가 일어나는 시대가 되기를 소망해 보며... 오늘도 젊은 친구들과 차 한잔 하며 즐겁게 하루를 달려가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