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 중의 일이다.
부부상담을 담당하던 선생님이
나와 (전) 남편 앞에 하얀 종이를 내려놓았다
"각자 되고 싶은 동물을 그려보세요"
네?
아니
헤이 티처
일단 그림을 그릴 줄 아는지부터 물어보셔야죠.
나는 그림을 진짜 못 그린다.
똥손
'그날 내가 무슨 동물을 그렸지?'
토끼, 곰, 사자, 고양이???
그냥 아무 동물이나 그리고
아무 이유를 갖다 붙였다.
그러고선 상대의 그림을 봤더니
섬세한 붓터치로 새 한 마리를 예쁘게도 그렸더라.
참나
짜증 나
그러고서는 덧붙인 말이 진짜 가관
자유롭고 싶단다.
자유?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
실소가 터져 나왔다.
아이 생일날
나와 아이를 두고 집을 떠나버린 이 생명체에게
상담 선생님이 물었다.
"이사하시니 어떠세요?"
"아무래도 집이 좁아져 몸은 불편하지만,
마음이 정말 편합니다."
(점잖고 고상한 목소리)
야
멍청이야
틀렸어
거꾸로 말했어야지.
리슨
정답을 알려줄게.
"혼자 지내니 몸은 편해졌지만,
아이와 함께할 수 없어 마음이 불편합니다"
오늘의 나는 문득
원하는 자유를 얻은 새에게 물어보고 싶다
너의 하늘은 어떠니?
넓어? 아늑해?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자유롭다 착각하길 기원할게
자유를 빙자한 방종
새대가리
방종
제멋대로 행동하여 거리낌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