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좋은 아침입니다! 물음표로 시작해서 느낌표로 닫는 아침 인사다. 사실 당신들이 주말새 안녕했는지, 오늘은 어떤 아침인지는 궁금하지 않다. 그저 내가 지각하지 않고 정시에 잘 출근했다는 것을 알리는 인사치레일 뿐이다. 반짝이는 태양이 원망스러운 월요일 아침은 시작된다.
감사합니다! 00 부서 000입니다. 느낌표로 열고 내 이름으로 끝내는 전화 인사다. 전혀 감사하지 않고, 나한테는 하등 도움도 되지 않는 당신들의 일에 신경을 하나도 쓰고 싶지 않다. 그저 내가 조그마한 큐브 속 한 조각을 담당하는 세포임을 증명하는 몇 마디일 뿐이다. 천진난만한 벨소리가 신경을 울리는 하루가 진행된다.
맛점 하십시오! 맛점 하셨습니까? 점심은 느낌표에서 물음표로 마무리한다. 사실 나는 점심도 잘 안 먹어서 허울뿐인 이 점심시간이 지루하다. 당신들의 입에 들어가는 고루한 점심식사 따위 내 안중에는 없다. 그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신호탄과 홀로의 시간이 막을 내린다는 끝맺음일 뿐이다. 어느새 쨍하게 더운 오후가 다가온다.
안녕하십니까?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오후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물음표다. 수화기 반대편에 있는 당신. 나는 당신을 돕고 싶지도, 당신의 하소연도 듣고 싶지 않다. 무엇을 도와드릴지 일말의 생각도 하고 싶지 않으니 용건만 간단히 부탁드린다. 그저 동전 넣은 자판기가 뽑아낸 커피처럼 반자동으로 나오는 기계음일 뿐이다. 이제 조금만 참으면 퇴근이다.
수고하셨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드디어 내 하루를 온전히 내리는 온점이다. 수고하셨습니다. 당연히 내가. 내일 뵙겠습니다. 당연히 아닙니다. 가족보다 당신들을 오래 보는 나에게, 누구보다 열심히 가식을 떨었던 나에게 주는 안식의 말일뿐이다. 이제 자동차의 시동을 켜고 집으로 나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