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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눈이 오다니!

아이들이 엄청 신났다~

by Kidcook

세상에~부산에 눈이 다 오고...

빨래를 걷고 아이들이 심어둔 몇 개 안 되는 조그만 화분에 물을 준다고 베란다에 나갔더니 창문 밖에 캄캄하다. 비가 오려나 하고 베란다 문을 여는데 이게 웬일? 엄청난 함박눈이 펑펑 쏟아진다. 헐~진짜 대박이다!ㅎㅎ 난 왜 갑자기 웃음이 나지?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또 살아오면서 눈을 보기란 쉽지 않다. 정말 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광경이다. 지난 설 연휴에 서울로 역귀성을 하면서 설 연휴에 원 없이 눈을 봤건만, 또 봐도 웃음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눈을 보면 그냥 즐겁다. 자주 보지 못해서 더욱 그러리라.


갑자기 안 찍던 사진을 몇 장 찍어본다. 그러다가 학교에 간 아이들이 생각나서 이번에는 동영상을 찍었다. 그리고 아들들 단톡방에 보내본다. "카톡!" 어~뭐지? 하고 보니 큰 애가 카톡을 확인하고 "신기"라고 답을 보낸다.

이 녀석이 수업을 안 하고 카톡을 보내고 있니..."폰 켜놔도 되나? 수업 중 아님?"하고 톡을 보내니, "아닌데"라고 답이 오고선 뒤에 확인을 안 한다. 선생님이 눈 온다고 운동장 내보내주셨나 하던 찰나. 둘째가 가족 단톡방에 사진 6장을 내리 보낸다. 운동장에 온 학교 아이들이 다 나와서 눈 구경하고 뛰어다니고 한바탕 난리가 났다. 부산에선 눈 구경하기 어려워서 내가 학교 다닐 때도 가끔씩 눈이 내리면 선생님들이 눈구경하라고 수업시간에도 운동장에 내보내 주신 적이 종종 있었다. (부산만의 특권이랄까?^^)

갑자기 단톡방에 할아버지가 참여하셔서 "여기가 어디고?" 하셨으나 아이들은 잠시잠깐 눈 구경을 만끽하고 다시 교실로 들어갔나 보다. 아무도 답이 없다. 그래서 내가 대신 아버님께 답을 보낸다. "학교예요, 부산에 오랜만에 눈이 오니까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운동장에 다 나와서 눈구경 하나 봐요." 이내 다들 또 답이 없어졌다.


부산 초등학교-눈구경하는 아이들.jpg

한 시간가량 눈이 오더니 하늘이 점점 맑아진다. 그래도 바닥에 눈이 제법 쌓인 곳이 있다. 어제 경비실에 들렀다가 집으로 오는 길 옆 화단에 동백꽃이 한 송이 피어있는 걸 봐서 너무 이쁘기도 하고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건만 오늘은 또 난데없이 눈이라니, 입춘이 지난 지금 함박눈이 내리니 날씨가 참 이상하다. 아침 뉴스를 보니 이번 달까지 계속 한파고, 4월부터 11월까지 여름날씨가 될 거란다. 이제는 지구온난화로 4계절이 아니고 거의 2 계절에 가까워지는 것 같다.

동백꽃 사진.jpg

학교를 마치고 둘째가 집으로 와서는 엄마 눈 오는 거 봤냐고 묻는다. "봤으니까 너네들한테 동영상 보냈지."라고 했더니 카톡 못 봤단다. 그럴 줄 알았다. 어쩐지 답이 없더라니.


심심한 하루에 눈 구경으로 하루 활력이 생겼다. 내일은 또 무슨 일이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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