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 결국 먹어보다
드디어 설 명절을 앞두고 두쫀쿠를 득템 하였다. 두 아들들이 노래를 부르던 두쫀쿠, 과연 맛있었을까?
유행할 때는 별 관심도 없었는데, 유행의 끝자락 어디쯤에 있는 두쫀쿠를 굳이 내돈내산 한 이유는 두 아들들 때문이다. 아쫀쿠 스토리를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쫀쿠는 짝퉁이라며 찐 두쫀쿠를 꼭 먹어봐야겠다는 아들들의 성화에 못 이겨 두쫀쿠가 무엇의 약자인지도 몰랐던 나는 결국 두쫀쿠 구매에 나섰다.
설 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 아침, 치과 진료를 위해 제일 첫 타임에 예약을 한 터라 생각보다 빨리 진료가 끝나서 인근 빵집에 두쫀쿠를 판매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빠른 걸음으로 구매를 위해 길을 나섰다. 혹여나 또 품절이진 않겠지만 그래도 없을 수 있으니...
빵집 문을 여는 순간 제일 앞쪽 빵 소쿠리에 진열되어 있는, 그것도 소쿠리의 절반이 넘도록 남아있는 두쫀쿠의 실물영접 후 깨닫게 되었다. 역시나 두쫀쿠의 인기가 시들해졌음을.
그래도 옆에 어떤 내 또래의 중년 아주머니가 두쫀쿠를 3개나 담아서 빵도 추가로 구매하고 계신 장면을 목도하고 두쫀쿠를 먹어본 분이란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나 같은 첫 두쫀쿠 구매자는 달랑 두쫀쿠 2개 사고 가는데 이것저것 담는 폼을 보니 많이 사보신 분이란 느낌이 왔다. 이 집이 나름 두쫀쿠 맛집인가 보군. 다른 사람도 한 두 개씩 사가는 것이 보였다.
얼른 두쫀쿠 2개를 손에 넣고, 집으로 온 우리 가족은 즉시 먹지 못했다. 왜냐하면 시아버님 생신이 당일이었고, 그날 바로 1~2시간 이내 명절 겸 아버님 생신이라 서울에서 내려온 시동생 내외 및 조카들과 시부모님, 우리 가족들이 점심 예약이 되어있었다. 그것도 뷔페로. 아이들이 눈을 반짝이며 두쫀쿠를 몹시 궁금해했지만 나중에 먹기로 했다. '어차피 이것은 너희들의 것이니 참아 보거라'라는 엄마의 말로.
하지만, 또 그날도 뷔페 음식으로 마음껏 맛난 것 먹고, 저녁에는 또 시댁에 가서 저녁 먹고 하느라 먹는 시기를 놓쳐버렸다. 설 연휴에는 온 가족이 가족여행을 떠나는 바람에 결국 오늘에서야 언박싱하게 되었다.
우리 집 먹깨비 큰 아들의 1시간마다 계속되는 성화로 두쫀쿠 언박싱한 우리는 "오~~~"라는 감탄과 함께 언박싱 후 각각 2등분 절단식을 거쳤다. 아쫀쿠를 맛본 큰 아들은 두쫀쿠도 내 스타일일 거라며 1개를 꼭 자기가 먹겠다고 했건만 갑자기 나타난 당뇨인 아빠(이때 까지도 당뇨 있는 아빠는 두쫀쿠는 먹으면 안 되는 금기 식품쯤으로 생각하고 있었음)가 "나도 반쪽만"하고 나서는 바람에 말도 못 하고 울상이 되었다. 아빠카드로 아쫀쿠를 먹었는데 어찌 아빠에게 두쫀쿠 1개를 다 먹겠다고 말할 수 있으랴... 이럴 줄 알았으면 1개를 더 살걸 그랬나? 큰 아들한테 조금 미안해진 순간이었다.
사실 그 조그만 쿠키를 6천 원대에 사라고 해도 안 살 것 같은데 세일해서 5천 원대로 구매를 했고, 그것도 그 돈 주고 사 먹어야 되나 싶었건만 3개를 살 마음 따위는 처음부터 없었다. 하지만 몹시 아쉬워하는 큰 아들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두쫀쿠 2개를 4조각으로 나눠서 먹어본 소감은 "그냥 그렇다"였다. 평소 초콜릿을 그다지 찾아먹는 나도 아니었고, 더군다나 견과류나 크런치 초콜릿은 더더구나 불호하는 편이라 그냥 밀크초콜릿이나 다크초콜릿이 나을 것 같았다. 결론은 내 스타일이 아닌 걸로.
큰 아이는 역시나 반 개로 아쉬운 표정, 작은 아이는 단 걸 무척 좋아하지만 두쫀쿠가 그다지 맛있다고 하지 않았다. 남편도 '그냥 크런치 초콜릿 맛이네'라며 맛있다는 표현이 없는 걸 보니 본인 스타일이 아닌 듯했다.
우리 가족은 두쫀쿠 체험해 본 것으로 만족하기로 결론지었다.
한동안 탕후루 인기로 아이들에게 탕후루는 한두 번 사주기도 하고, 집에서 제로슈가로 탕후루도 만들어줘보기도 했지만 두쫀쿠는 카다이프를 구하기 어려워 만들어주겠단 말은 못 하겠다. 유행하는 거 한 번 먹어본 걸로 끝내자 얘들아. 또 조금 있으면 다른 유행하는 걸 사달라고 하겠지... 좀 건강한 게 유행하면 좋으련만, 맛있는 게 몸에 좋은 건 잘 없더라. 요상한 음식이 또 유행하기 전에 아이들이 빨리 크길 바랄 뿐인 게 엄마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