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과 라면의 찰떡궁합
3월부터 정식으로 출근하게 되어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전쟁이 따로 없다. 아침에는 아침준비해서 애들 챙겨 먹이고, 점심에는 산모들과 환자들 밥 차려주고, 저녁에는 또다시 집으로 와서 아이들과 남편 저녁을 챙겨 먹어야 한다. 끝없는 밥과의 전쟁.
오늘까지 3일을 정식출근하여 근무하는데 이틀은 거의 눈이 감겨 미칠 지경에 이르러 유체이탈의 경험한 것 같이 살았는데, 오늘 그나마 정신을 좀 차려서 출퇴근을 하였다.
퇴근 후 정형외과 야간진료 후 물리치료를 받고 나왔더니 어느새 저녁 7시를 훌쩍 넘겼다.
아이들 저녁은 또 어떡하지?
"큰 아들, 어디야? 저녁은 먹었어?"
"응, 엄마. 할머니가 저녁에 추어탕 끓여주셔서 밥 말아서 먹었어요."
"잘했다. 엄마, 병원에서 이제 나와서 30분쯤 걸릴 것 같아."
"우리도 아직 오늘 공부 다 못 끝냈어요. 이거 마저 하고 좀 있다가 집으로 갈게요."
"알겠어. 좀 이따 집에서 봐~."
아들과 대화가 끝나고, 다음은 남편과 통화.
"어디십니까?"
"집 다 와가는데, 5분 후 도착."
"음... 동래인데, 30분 후쯤 도착할 거 같아요. 8시 도착하면 저녁준비하기가 너무 늦을 거 같은데 어떡하죠? 김밥 사갈까?"
"오~ 좋지. 라면과 김밥 환상 조합!"
"OK. 김밥 사갈게요."
동래지하철역 근처 김밥집 있는 것이 생각났다. 냉큼 빠른 걸음으로 김밥집에 들러서 김밥을 두 줄 사고 냅다 또다시 빠른 걸음으로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도착했다.
남편이 마침 라면 끓이고 있어서 김밥 포장을 언박싱하니 참기름 듬뿍 발라진 윤기 나는 자태와 통깨가 잔뜩 뿌려져서 고소함의 비주얼 폭발이다.
라면과 김밥이 만났을 때, 찰떡궁합!
요즘 김밥도 가격이 많이 비싸지기도 하고, 워낙 농산물 가격이 오르다 보니 예전보다 야채종류를 많이 생략하는 집이 많은데 이 집 김밥은 '야채김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야채가 종류별로 다 들어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주황색 당근, 갈색 우엉, 초록 오이, 노란 단무지, 그리고 단백질 섭취를 위한 계란까지. 색깔이나 맛 모두 잘 어우러졌고 간도 잘 맞았다. 오이도 비싸서 안 넣는 집도 많은데 오이 넣은 김밥이 얼마만인가. 씹히는 식감이 좋아서 개인적으로 나는 오이 넣은 김밥을 좋아하는데 오이 안 먹는 남편도 군말 없이 맛있게 잘 먹는 걸 보니 맛이 괜찮은가 보다. 따뜻한 라면 국물과 고소하면서 아삭하게 씹히는 식감 좋은 김밥이 잘 어우러져 맛있는 한 끼 식사가 되었다. 늦은 저녁이었지만 맛있고 배부르게 잘 먹었다.
내일은 다시 집밥 모드로 들어가서 저녁 메뉴를 미리 생각해 둬야겠다.
I'll be back.
아삭한 동래역 야채김밥 맛집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