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없을 때 우리끼리만
밀키트떡볶이와 편의점분식
며칠 전 남편이 1박 2일 출장으로 없을 때였다. 그전 주말에 꼭 먹고 싶다고 나를 졸라서 샀던 로제떡볶이를 오늘 먹겠다며 큰 아이가 저녁메뉴로 주문을 해주셨다. 작은 아이도 덩달아 안 매운 떡볶이라 꼭 먹고 싶단다. 일단 접수를 하고 분식데이로 메뉴를 정해서 준비를 해보았다.
우선 떡볶이를 먹을 거니까 계란을 먼저 삶고, 10분쯤 지나서 5분 만에 조리 가능한 밀키트 로제떡볶이를 만들기로 했다. 한쪽에 계란삶을 물을 얹고, 다른 한쪽에서 밀키트 설명서를 읽으며 로제떡볶이를 만들기 위해 작은 웍(깊은 프라이팬)을 올려두었다.
<밀키트 로제떡볶이>
1. 먼저 포장을 뜯어서 밀봉된 떡볶이 떡을 물에 씻어서 준비해 둔다.
2. 웍에 물 대신 우유 200ml를 붓고 떡을 넣는다(설명서에 물 대신 우유를 넣으면 맛있다고 해서 우유를 넣음).
3. 동봉된 로제소스 수프와 건더기 수프를 넣고, 함께 넣으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길래 냉동실에 잘라서 소분해 둔 어묵도 한 주먹 넣어본다.
4. 그리고 끓이면 조리 끝이다. 그러나, 설명서에 치즈를 추가하면 맛있다는 문구에 집에 있는 체다슬라이스 치즈 한 장 도 넣어본다.
세상 진짜 살기 좋아졌다. 물에 떡 넣고 소스 수프만 넣어 끓이면 끝이란 말인가. 하긴 요알못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쉬워야 사람들이 자주, 그리고 많이 사 먹을 테니 만들기 간단하게 해야겠지.
<계란 삶기>
계란껍데기를 한 번 세척한 후, 냄비에 계란이 잠길 만큼 물을 붓고, 식초 한 방울, 소금 한 꼬집을 넣고 15분 동안 삶아준다. 물론 이것은 완숙으로 삶는 법이다. 반숙은 우리 집 식구들이 안 좋아해서 잘 모르지만 10~12분 내외로 알고 있다.
여기서 잠깐, 계란껍데기에는 "살모넬라균"이 있어서 세척 도중 싱크대에 2차 오염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해서 세척하고, 세척 후에는 반드시 싱크대를 세척하고 락스 200배 희석된 물로 소독해 주시면 위생적으로 안전하게 주방을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게 귀찮으면 그냥 찬물에 계란 넣고 삶아서 끓는 물을 버리는 게 쉽고 간단한 주방위생안전관리 방법 되겠다. 살모넬라균은 식중독균으로, 계란으로 발생되는 거의 대부분의 식중독 사고의 원인균이라고 보면 된다. 며칠 전에도 서울의 모 프랜차이즈 김밥집에서 김밥 먹고 배탈 난 원인이 아무래도 계란일 것 같은 의심이 든다. 그러니 계란, 가금류(오리, 닭 등)등을 요리할 때는 반드시 주의하기 바람!!
밀키트 로제떡볶이와 삶은 계란이 모두 준비된 후 식탁에 차리는데 우리 집 두 초등학생들이 그 사이에 편의점에 가서 핫바와 김밥을 사 왔다. 오늘은 분식데이라며. 그래서 김밥과 핫바, 로제떡볶이, 삶은 계란을 저녁으로 분식데이가 되었다. 다 먹은 후 집에 있던 컵라면까지 2차로 먹은 건 안 비밀이다. 자기들은 성장기라 많이 먹어야 된다며 라면까지 깨끗이 클리어하셨다.
보통 때는 핫바도, 탄산음료도, 밀키트 떡볶이 같은 것도 잘 사지 않지만 오늘만 불량엄마 하기로 하고 아이들 먹고 싶은 거 먹도록 허락해 주었다. 아빠가 없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아빠는 이런 메뉴(로제소스, 파스타류 등)가 영 탐탁지 않아서 밥을 먹을 수 있게 반찬을 또 차려주어야 하니 엄마랑만 먹을 때 가능한 식단이라고 보면 된다.
어쨌든 아빠가 출장 간 사이 밀키트 떡볶이와 편의점 분식으로 맛있고 즐겁게 분식데이를 잘 치렀다. 이래서 그날 하루도 감사하게 저녁 한 끼 잘 때우고 지나갔다.
<밀키트 로제떡볶이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