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덕구온천 후기

아이들도, 어른들도 신난 온천 물놀이

by Kidcook

작년에는 여름휴가 때 몸이 좋지 않아서 가족들과 가까운 워터파크에 하루 물놀이를 다녀왔었는데, 올해는 몇 년 전부터 매년 통과의례처럼 하계휴가로 줄 곧 갔던 강원도 워터파크를 또다시 다녀왔다. 해마다 3박 4일 중 첫째 날과 셋째 날은 워터파크를, 둘째 날은 지역관광을 했었는데, 올해는 사람이 많아져서인지 내 체력이 저하되서인지 워터파크에서 반나절이 지날 무렵 락스 냄새로 인한 눈의 피로감과 울렁거림이 심해져 워터파크 이틀차 일정은 취소되고 말았다.

첫날부터 워터파크도 겨우 하루 일정을 소화하고, 둘째 날은 인근 지역에 소방체험관에 가서 하루를 보냈다. 마지막날은 워터파크 일정이 취소되는 바람에 변경된 일정을 어떻게 메울까 고민을 하다 강원도에서 부산 내려가는 길에 갈만한 곳을 검색해 보았다. 어딜 갈까 열심히 찾아보던 중 경북 울진에 있는 온천이 눈에 뜨였는데, 온천이랑 물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도 딱이었지만 어른들의 피로해소를 위해서도 안성맞춤이었다.


그래, 너로 정했다. 우리의 목적지는 덕구온천스파월드. 강원도에서 출발해서 덕구 온천까지 2시간 남짓 걸리는 먼 거리였지만 마지막 휴가날을 의미 있게 보내려고 열심히 운전해서 달려갔다. 물론 남편이 운전했지만... 길치 남편이 네비를 켜고 운전했으나 중간에 몇 번 잘못 들어서서 시간이 2시간 넘었고, 점심도 먹고 가느라 더 늦게 도착했지만 어쨌든 잘 도착했다.


아이들도 온천이라는 말에 흥미로워했고, 기대하는 눈치였다. 워터파크에서도 워터슬라이드 이런 것들은 무섭다고 못 타고, 물에서 둥둥 떠다니는 곳만 수십 바퀴를 돌고, 물놀이 후 워터파크의 온탕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던 아이들이라 온천을 더욱 기대한 것 같다. 큰 아이는 원래 어릴 때부터 겁이 많은 편이기도 하고, 처음 경험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큰 편이고 예민한 편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겁 없고 호기심 많으며 새로운 거 시도해 보기 좋아하는 둘째 아이도 그다지 워터슬라이드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좀 의외긴 했다.

어쩌면 내가 워터슬라이드 타고 어지러워서 못 타겠다고 했더니 안 탄다고 한 건지도... 좀 미안한 생각이 든다.


오후 3시가 좀 못 되어서 들어간 덕구온천스파월드는 전날 대규모 워터파크를 다녀온 터라 극심한 비교가 되게 아담하고 귀여운 규모였다. 입장해서 들어간 스파월드는 말이 스파월드지 대형 워터파크의 한 코너 정도가 될까 하는 한눈에 들어오는 실내풀이었다. 나름 내부에 유아용 풀과 워터슬라이드가 한편에 있기도 했고, 온천수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덕구온천-테라쿠아 표지.jpg

실내풀에 입장하면 오른쪽과 왼쪽 풀이 구분되어 있는데, 왼쪽풀은 사람들이 많아 오른쪽 풀 안내표지만 사진을 찍었다. 어른들은 주로 넥샤워, 바디마사지, 기포욕 등을 이용하고 아이들은 버섯분수에서 신나게 물을 맞으며 물놀이를 즐겼다.

덕구온천-실내버섯분수.jpg

검게 나온 유령 같은 물체는 다름 아닌 둘째 아이의 포즈다. 사진 찍어달래서 찍어줬는데 엄마가 똥손이라 시커멓게 나왔다. 미안하다, 아들아... 버섯모양의 분수에서 물이 콸콸 쏟아지니 신나서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거짓말 조금 보태서 수백 번을 했을 테다.


물놀이를 신나게 하더니 갑자기 배고프다며 어떤 아저씨가 들고 가는 팥빙수를 보며 똑같은 걸로 사달라는 둘째의 성화에 못 이겨 아빠가 지갑을 열었다. 팥빙수 두 그릇 사서 엄마, 아빠는 한 수저 뜨는 사이, 두 아들이 순식간에 클리어했다. 물놀이를 엄청 하더니 배가 많이 고픈가 보군. 큰 워터파크에서는 맛볼 수 없는 소박하면서도 옛날 팥빙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맛이었다. 팥, 젤리, 떡, 미숫가루, 후르츠칵테일, 연유가 들어간 정말 옛날 팥빙수 스타일이 새삼 정겹게 느껴졌다.


야외풀은 레몬탕, 딸기탕, 냉탕, 야외사우나, 원목온탕(히노끼탕), 황옥데크 등이 있었는데 날씨가 무더워서 인지 야외풀보다는 실내풀에 사람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우리가 간 날이 일요일 오후다 보니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느긋하고 여유롭게 한산한 스파를 즐길 수 있었다.


두 시간 넘게 온천과 물놀이를 하다가 집까지 먼 거리를 또 내려갈 생각을 하니 너무 늦게 도착하면 다음날 출근도 해야 하고, 학교도 가야 하는데 너무 피곤할 것 같았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다음에 또 오자고 아쉬워하는 아이들을 달래며 대온천장에서 샤워 후 밖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대온천장에 들어가서 내부 온탕 벽에 붙어있는 설명들을 읽어보니 '국내 100% 자연용출수로만 하는 유일한 온천'이라는 문구에 매료되어서 온탕에서 한참을 앉아있었다. 워터파크에서 하루 놀고 와서 피부가 가려웠었는데 이날 하루 온천목욕 후 거짓말처럼 가려움이 사라졌다. 정말 신기했다. 이래서 온천욕을 하는구나 싶었다. 피부도 매끈해지고, 가려움도 사라져서 정말 덕구온천물이 좋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꼈다. 다른 곳은 온천수에 다른 물을 섞기도 하고, 온도를 올리기 위해서 가열을 하기도 하는데 여기는 땅에서 올라오는 온천물 그대로의 온도로 다른 물을 섞지 않고 사용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다소 온탕의 물이 좀 뜨겁게 느껴지긴 했지만 온탕은 뜨거워야 제맛이지.


인생에 있어 또 다른 경험이 한 가지 추가된 알찬 하루라 즐겁고 보람되었다. 무엇보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만족한 온천여행이라 더욱 뜻깊었던 것 같다. 얘들아, 다음에 또 가자~




<덕구온천이 더 궁금한 분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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