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감자채전 맛있게 부치는 법
오늘은 급식으로 바삭감자채전이 제공되었다. 사실 대량급식으로 얇고 바삭한 전을 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많은 양의 음식을 정해진 시간 내에 만들어야 하기에 너무 느리게 조리해도 시간 내 제공하기 어렵고, 너무 빠르게 조리해도 식어버리니 시간 계산을 잘해서 해야 한다. 때문에 때로는 두껍게 되어서 퍽퍽한 전이되기도 하고, 때로는 무르게 되어서 질질 쳐지는 전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빠른 시간 내에 많이 부쳐내기 위해 두텁떡처럼 전을 엄청 두껍게 부치시는 조리장님의 실력이 못 미더워서 계속 옆에서 붙어서 반죽할 때부터 전 부치실 때까지 감시 아닌 감시를 한 건 안 비밀이다. 작업지시서에 전처리 과정에서부터 조리과정까지 세밀하게 서술을 했음에도 조리장님 마음에 맞게 조리하실게 불 보듯 뻔해서 어쩔 수 없는 처사였지만 그로 인해 오늘의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재료(150인분)>
감자 17kg, 베이컨 1kg, 부침가루 1kg
<만드는 법>
먼저, 감자는 껍질을 벗겨서 14kg는 얇게 채 썰고, 3kg는 물을 조금 넣고 갈아서 그릇에 두었다가 물은 따라 버리고 가라앉는 전분과 건더기만 사용한다. 베이컨도 채 썰어서 준비해 둔다.
감자채는 많은 양으로 인해 전날 껍질제거 후 채 썰어서 변색방지를 위해 물에 담가두었기에 전분기가 많이 빠져버려서 전을 부치려면 감자끼리 붙질 않을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부침가루 1kg를 섞어서 사용했다. 원래의 계획은 물기가 있는 감자채에 마른 전분가루를 버무려서 부치려고 했으나 대용량인 관계로 약간의 계획을 변경했다.
물에서 건진 감자채와 부침가루를 섞으니 감자에서 물이 계속 나와서 좀 질퍽해졌지만 오히려 마른 부침가루만 섞는 것보다는 점성이 높아져 전이 잘 부쳐졌다.
그릴에 기름을 두르고 감자채반죽을 얇게 펴서 중불에 노릇하게 부치시는 걸 보고, 오늘은 잘 되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노릇노릇하면서 바삭바삭한 감자채전이 되어서 모두들 한 입 먹어보고는 맛있다고 엄지척을 날렸다.
그로 인해 오늘 바삭감자채전은 한 장도 남지 않고 품절되었다. 함께 제공된 청양초간장도 한몫을 해 초간장조차 거의 남지 않았으니 바삭감자채전의 인기가 실감 났다. 조리장님이 감자가 많다며 한 통 남겨놓으셨던 것도 생각보다 부쳐진 전의 양이 적다는 생각이 드셨는지 그것까지 모두 다 부치셨다고 했다. 오늘의 꿀팁은 감자를 얇게 펴서 노릇하게 부치는 것. 그리고 밀가루 반죽이 아닌 감자채에 전분이나 부침가루를 살짝 섞는 것이 되겠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부치셔야 할 텐데... 오늘의 성공을 자축하기 위해 이렇게 글로 남겨본다.
오늘 17kg의 대용량 감자채전을 모두 부치느라 볼빨간 사춘기 소녀가 되신 조리장님께 죄송스러운 맘에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선사해 드렸지만 당분간 폭염에는 대용량 전은 잠시 쉬는 것으로 해야겠다. 다음엔 다른 전으로 가을에 돌아오겠다. I'll be 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