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살, 신혼부부 1년 차에 쉼표를 만나다

3일

by 노드

금요일.

검진 결과를 확인하고, 세 곳의 신경외과에서

같은 말을 들은 날.
대학병원 진료 예약을 마쳤지만,
그 뒤로 이어질 3일이
이토록 무겁고 길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사실 금요일 밤은 아직 현실감이 없었다.
그저
‘아닐 거야’
‘잘못 본 거겠지’
‘설마 나에게 그런 일이 생길까’
그런 생각들로 하루를 버텼다.

아내와는 별다른 대화 없이
치킨을 시켜 먹었다.
평소 같았으면 주말이 기대됐을 시간이었지만
그날 밤, 마음은 점점 굳어갔다.

토요일.

자고 일어나니, 이상하게 몸이 무거웠다.
아무 힘도 없었고, 기운이 빠졌다.
눈을 떴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이 마지막 아침이면 어떡하지?’
‘내일은 못 일어날 수도 있는 걸까?’

무섭고, 또 무서웠다.
MRI 속의 그 조그만 그림이
내 삶 전체를 잠식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 그림을 믿고 싶지 않았지만,
사진은 분명했고,
의사들의 말은 단호했다.

그래서 하루 종일 누워만 있었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
심지어 옆에 있는 아내조차
너무 벅차게 느껴졌다.

일요일.

토요일의 먹먹함은 조금 가셨지만
불안은 여전히 마음속을 맴돌았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라는 생각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이지'
라는 생각으로 조금씩 바뀌었다.

그래도
빨리 내일이 왔으면 좋겠다고,
차라리 진단을 받고 수술이라도 하고 싶다고
그렇게 마음을 다잡았다.

아내,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나갔다.
햇살은 좋았고, 바람은 서늘했다.
하지만 나는 말이 없었고,
걸음도 무거웠다.

아내는 아무 말 없이 옆에서 걸어줬다.
내색 한 번 하지 않았지만
그날, 모든 게 미안했고, 또 고마웠다.

그렇게 2시간을 걸었다.
걷다 보니 머릿속이 조금 정리됐고
조금은 덤덤해졌다.

마지막 밤.
잠들기 전,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받아들이자.’
‘내일은 내 삶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날이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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