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 EV 신공장 공정률 90% 돌파 / 출처 : 뉴스1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설비 투자에 제동을 거는 사이, 현대차는 29년 만에 새로운 국내 공장 건설에 나섰다. 울산에 들어설 ‘EV 전용 신공장’이 그 주인공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수요 둔화, 보조금 축소 등 불확실성이 큰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동화 전략을 그대로 추진하고 있다.
내년 1분기 양산을 목표로 현재 공정률은 90%를 넘어섰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흐름과는 다른 선택이다.
현대차 울산 EV 신공장 조감도 / 출처 : 뉴스1
울산 EV 신공장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함께 생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수요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함으로, 전기차 수요 회복 전까지는 하이브리드 생산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공장은 울산공장 내 기존 부지를 활용해 54만 8000㎡ 규모로 조성되며, 연간 20만 대 생산 능력을 목표로 한다.
2023년 11월 착공 후 현재까지 공정률은 90%를 돌파했다. 현대차는 올해 4분기 완공, 2026년 1분기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신공장 운영을 위한 인력 확보도 이미 진행됐다. 지난 9월에는 도장, 의장, 품질관리 등 19개 직무에서 채용이 이뤄졌고, 이들은 11월부터 배치될 예정이다.
현대차 울산 EV 신공장 기공식 / 출처 : 뉴스1
이번 울산 EV 신공장은 단순한 생산 공장이 아니라, 현대차의 전동화 전략 중심 기지로 설계됐다.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개발된 제조 플랫폼을 적용해 AI 기반 제어 시스템, 스마트 물류, 유연한 생산 라인을 갖췄다.
근로자 안전과 품질 효율성을 동시에 고려한 설비 구조가 특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기공식에서 “EV 신공장은 앞으로 50년, 전동화 시대를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초기 양산 차종은 제네시스의 전기 SUV ‘GV90’이다. 향후에는 제네시스의 첫 하이브리드 모델도 이곳에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 / 출처 : 뉴스1
현대차의 행보는 일부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역별로 차량 수요가 다변화하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전기차·하이브리드·내연기관차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점이 경쟁력”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은 CO₂ 배출 규제 영향으로 전기차 및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충전 인프라 부담이 적은 PHEV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은 전기차에 대한 세제 혜택이 축소되면서 판매가 둔화됐지만, 하이브리드 판매는 오히려 상승세다. 도요타가 주도해온 중대형 하이브리드 시장에도 현대차와 기아가 본격 진출해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현대차 / 출처 : 뉴스1
중국은 전기차 판매 비중이 높은 시장이지만, PHEV 수요는 다소 감소세다. 전체적으로는 다양한 차량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제조 구조가 유리한 환경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체 판매량 중 친환경차 비중을 6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9종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18종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투자를 줄이는 가운데, 현대차는 장기 전략에 따라 공장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속도를 늦추기보다 체질을 바꾸는 쪽을 택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