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50줄에 성인을 훌쩍 넘긴 두 아이와 초등생 6학년 늦둥이까지 아이가 셋이나 되는데, 내 마음속 결핍된 어린아이는 늘 존재한다. 프로이트심리발달단계 이론까지 빌리자면 나의 출생환경은 욕구충족의 리비도 1단계구강기에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아들을 훨씬 더 귀하게 여기였던 시대를 사신 우리 엄마는아들하나 못 낳는다는 타박의 모진 시집살이 중에 야속하게도 나는 또또또또또딸, 다섯 번째의 딸 반열에 올랐다. 절망에 절망을 이은 우리 엄마를 포기하지 않게 하려는 주위 사람의 회유책이었을까.지금 아이에게 젖을 먹이지 않으면 그다음은 아들이라고, 말도 안 되는 유언비어에 우리 엄마는 귀가 솔깃하셔서,나는 태어나자마자 엄마의 모유수유를 강탈당했다.
하.. 정말 할 말이 없다.
세대가 겨우 한 세대전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넘쳐나는 정보에 너도나도 아이들을 최신정보로 잘 키워내느라 난리인 이 세대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프로이트의 첫 발달단계인 구강기의 모유수유가 얼마나 지대한 영향력을 펼치는지 이젠 모든 젊은 엄마들은 굳이 심리학 전공이 아니더라도 줄줄이 꾀고 있는 정보이다. 그런데 나의 어린 시절의 구강기는 밑도 끝도 없는 유언비어에 무참히 짓밟혔다. 이 1단계 스토리는 시작에 불과한 스토리 그다음은 2단계 3단계 스토리는 첩첩산중이다. 너무 길어질것을 염려하여 오늘은 1단계로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였을까 1단계 구강기에서부터의 욕구불만과 결핍감은 늘 나의 친구다. 이 결핍감과 작별하려 무던히도 애써봤지만 나의 그림자처럼 원형이 되어 늘 따라다닌다. 나의 정수리에 빛이 강렬히 쬐일 땐 그 그림자는 짧아지지만, 또 방심한 그 어느 사이에선가 길쭉히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나를 파괴한다.
그 욕구, 욕망(리비도) 이란 놈은 잘 다스리스면 나를 움직이게 하는 열정이 된다. 하지만 이 리비도가 충족된 경험이 부족한나는 늘목마르다. 공허한 벌판에 홀로 서있는 듯한 느낌이다. 나 스스로 나를 채울에너지가 부족한 것이다. 단 한 번도 활활 타오른 적이 없는 젖은 장작나무처럼 나의 삶은 늘 쳐져 있었다.
깊이 감추어진 욕구들은 스스로 억압되어 무의식의 어두운 감옥 속에 갇혀버리고,
나는 한 번도 내가 되어본적이 없는 사람처럼 늘 공허하다. 쟁취보다익숙한포기를 선택하는습관은 나를 방황케 하고자기 파괴적인 행동즉, 나를 죽이는죽음의 본능으로 까지 이르게 되니 이 또한 쉽게 생각할일이 아니다. 자신의 욕구를 포기한 좌절감의 분노가 자신을 향하는 것이다.
참으로 프로이트는 대단한것 같다. 생존본능에서 죽음의 본능까지 말씀하셨으니알파와 오메가의 구성에 가까운 듯하다. 시작이있으니 끝도 있겠으나 마무리는 그리 초라하지 않으면 좋겠다.이제라도포기보다쟁취로 향하길 바란다.
오늘은 왠지,
제법 완벽해 보이는 환경에서 잘 자라난 정원의 화려한 장미보다, 거친 광야에서 홀로 핀 이름 모를 그 흔한 들꽃에마음이 더 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