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냐, 넌?!

빌런의 탄생

by 미네르바의 올빼미

정말 묻고 싶다.
“대체, 누구냐, 넌?!”
회사 회의실, 친구 모임, 가족 식탁 어디서든 나타난다.
내 시간을 훔치고, 내 마음을 시험하고, 내 자존심에 흉기를 꽂는 사람들.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손끝이 떨리고, 속에서 무언가가 끓는다.
데스노트라도 있었다면, 나는 이미 첫 장을 가득 채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름을 적는 순간, 이상하게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나 자신이다.
왜 나는 이렇게까지 분노하면서도, 또 한 번 참는가.
왜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마음을 허락하는가.



빌런은 단순한 외부의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내 결핍, 내 두려움, 내 그림자를 자극하며 태어난다.
그리고 그 그림자 속에서 나는, 가장 보고 싶지 않았던 내 안의 작은 빌런과 마주한다.



오늘도 나는 데스노트를 연다.
복수와 증오를 위해서가 아니다.
내 안의 분노를 읽고, 이해하고, 성찰하기 위해서다.



“누구냐, 넌?!”
그 물음 속에는 뜨거운 분노와, 동시에 자기 자신을 마주 보려는 용기가 섞여 있다.
빌런을 마주하는 순간, 나는 조금 더 인간답게, 조금 더 단단하게 성장한다.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