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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과학자 Jun 01. 2021

'금 유전자'와 '흙 유전자'

[서평]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우리가 엄마 배 속에서 수정될 때 물려받은 유전자는 포커판에서 손에 쥔 카드 패와 비슷하다. 결국 자기 손에 쥔 카드를 가지고 최선의 게임을 펼쳐 보이는 수밖에 없다.
-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p.31



  '유전자'...라는 ... 염색체, DNA, RNA 이런 단어들과 한 무리인 것 같긴 ... 하지만 막연했다.


 이런  무지의 상태로  '빌 설리번' 교수의 저서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을 접했다.


 방대한 지식이 넘쳐 났지만... 하나 꼽으라면... 

  "유전자는 포커판에서 손에 쥔 카드 패와 비슷하다"는 것.. 즉, 누군가는 JACK을 누군가는 ACE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그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는 '금수저' 뿐 아니라 '금 유전자'도 있는 것인가?


  언듯 보면 운명론 또는, 회의론적인 문장 같아 마음이 불편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금수저'와는 달리 '금 유전자' 만큼은 올곧이 '통제할 수 없는 운'의 영역이 아님을 말해주었다.


 ... 히도...

 내 아이에게 '금수저'는 물려줄 수 없지만, 노력한다면 '금 유전자'.. 최소한 '흙 유전자'는 피해서 물려줄 수 있다이었다...




  그래서 생각하고, 정리해 보았다.

  내 아이에게 '금 유전자'.. 최소한 '흙 유전자'는 피해서 물려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런데, 나의 노력을 통해 좋은 유전자를 물려주겠다는 내 생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물려줄 수 있는 유전자, 특히 DNA 염기서열 자체를 내 노력으로 바꿀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은 있다. 바로 '후성유전적 프로그래밍'과 '미생물 총'이다.


1. 휴성유전적 프로그래밍

"유전이란 환경이 저장된 것일 뿐이다"

-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p. 36


  '후성유전학'이라고??

  '유전자'조차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는 나에게 너무나 생소한 개념이다.'후성유전학'은 "DNA 염기서열 자체를 변화시키기 않으면서 유전자 발현에 영향에 미치는 과정"(p.36)을 말한다.


  다시.. '유전자 발현'이라고??

  '유전자 발현'은 실제로 유전자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것이다. 즉, 부모가 '비만'에 취약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더라도, 아이에게 '유전자 발현'이 되지 않는 유전자를 물려준다면 날씬한 몸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 여기서 이해가 조금 되었다. 내가 가진 '비만' 유전자가 아이에게 '발현'되지 않도록 '프로그래밍' 해주면 되는구나!!


  아이가 수정되면, 엄마의 자궁이 제공하는 환경은 아이가 나가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유전체를 프로그래밍하기 시작한다(p. 97). 즉, 자궁 밖 세상에 대비시키기 위해 아이의 일부 유전자에 대한 활성화 수준을 정하게 되는데 이를 '태아 프로그래밍'이라고 부른다.


  한편, 책에서는 노란색 비만 생쥐 실험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보통 노란색 비만 생쥐가 낳은 새끼는 어미처럼 털색이 노랗고 건강이 좋지 않은 성체로 자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즉, 이미 느끼고 있듯이 '부모가 비만이면, 유전적으로 아이도 비만 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런데~!!

  비만 생쥐가 임신하고 있는 동안 식단을 고쳐 주면 날씬하고 건강한 갈색 털의 생쥐가 나올 수 있다고 한다(p. 99). 이는 식단 변화를 통해 DNA 메틸화가 진행되고, 새끼가 비만으로 진행될 수 있는 유전자의 활성을 잠가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


  엄마가 임신 기간 중, 식단 조절을 한다면 아이의 '비만' 유전자가 발현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아빠의 식생활 습관 역시 정자의 후성유전적 프로그래밍을 통해 장차 태어날 아이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p. 100).


  결국, 임신 기간 중 '부모'의 건강한 생활방식이, 소위 '흙 유전자'의 발현을 잠가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갑자기 친한 친구의 부부싸움 이야기가 생각난다(진짜.. 친구 이야기다). 친구 부부가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기로 한 어느 날, 친구 녀석이 살짝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때, 친구의 아내가 지금 '술 취한 정자'를 주려고 하냐며 화를 냈고, 친구는 너무 예민하게 분다며 고성이 오갔다고 한다. 물론, 그 당시에 난.. 친구에게 '니 와이프 왜 그렇게 예민하냐'라고 두둔했던 기억이 난다.


  아... 이러한 무지라니.....

  친구야.. 지금 생각해보니 네가 한참 잘못한 게 맞다.


  2. 미생물 총

  "우리는 엄마의 도움으로 미생물 총을 모으기 시작한다"

-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p.39


  먼저, '미생물 총'이라는 것을 알아보자. '미생물 총'은 우리 몸속에 함께 '살 고'있는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기생충 등.. 수조 마리의 미생물을 총칭한다. 이러한 '미생물 총'은 우리의 식욕, 우울증, 나아가 사랑의 대상이 누가 될지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즉, 이러한 '미생물 총'은 "우리가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행동을 조종하는 또 하나의 숨겨진 힘"(p. 42)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책에서는 미생물 총을 모두 제거한 생쥐 실험에 대해 말하는데, 이러한 생쥐는 스트레스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이상한 신경학적 장애를 보인다고 한다. 이는 사람에게도 적용되는데, 불안 장애와 우울장애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 및 궤 약성 대정염과 관련성이 크다고 한다(p. 42)


  아.. 섬뜩하다... 내 몸속의 다른 '존재'가 내 행동을 조종할 수도 있다니...


  한편, 태아는 자궁에서 그리고 영아는 수유를 통해 엄마의 세균을 공유하기 때문에 이러한 미생물 총도 유전된다고 할 수 있고 한다. 여기서 다시 한번 임신 기간 , 그리고 수유 기간 동안 엄마의 '먹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는다.


  아내가 임신 중인 또는 수유 중인 세상의 모든 남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아이에게 '흙 유전자'물려주고 싶지 않다면, 아내에게 아침이건 낮이건 밤이건 '최고로 좋은 음식'을 바쳐라!!


  물론, 앞서 말한 후성 유전학과 미생물 총은 임신 또는 수유기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의 좋지 못한 경험이나, 식습관 역시 DNA 메틸화 또는 미생물 총의 구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


  특히, 아동학대, 왕따, 중독, 스트레스 등의 행동도 후성유전학을 통해 유전자 발현을 진행시킬 수 있다고 한다. 책에서 언급된 한 구절이 기억이 난다. "몽둥이와 돌은 뼈를 망가뜨릴 수 있지만, 왕따는 DNA를 망가트릴 수 있다."(p. 220)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한 부모의 '보육'과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다.





  결론적으로...

  유전적으로 건강하고 쾌활한 아이가 태어나길 바란다면..


  남편 들이여... 그 기간만큼은...

  술 먹지 말고, 담배 피우지 말고... 좋은 음식 먹고, 사다 또는 해주면서... 아내와 함께 '제대로 된 '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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