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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과학자 Nov 28. 2021

철저한 현실주의자,  순진한 이상주의자

[서평] 존 메이너드 케인스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777페이지 달하는 소위 '벽돌 책'이다. 1910년부터 2010년까지 100년의 근현대를 '경제'라는 관점으로 바라본다. 수많은 인물들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 상호작용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경제적 이론들, 그리고 복잡한 정치적 상황들이 봇물처럼 넘처난다. 거대하고, 숨 막히는 '지식'나를 압도다.


그리고... 마지막 한 문장이 자꾸 되뇌어진다.


 종국에는, 모두가 죽는다. 하지만 종국에는 거의 모든 것이 가능하다.
p. 777  


이 한 문장에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세계관이 함축적으로 담겨있다. 그는 철저한 현실주의자였지만, 순진한 이상주의자이기도 했다.


'바로 지금'이라는 시점 서서,

서로 상충되는 요소들에 대한 창조적 균형감을 유지한 인물, 그가 바로 '존 메이너드 케인스'다.


종국에는, 모두가 죽는다.
경제학자들이란 사람들이 폭풍우가 몰아치는 계절에 폭풍이 지나가고 나면 바다는 다시 잔잔해질 것이라는 식의 전망을 한다면 자신들의 역할을 스스로 너무 쉽고 쓸모없게 규정하는 것이 된다.
p. 209


그는 고전 경제학의 '보이지 않는 손'을 신뢰하지 않았다. 시장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1차적 관계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개인, 단체, 기업 그리고 국가 간에 발생하는 불확실성은 늘 예측을 뒤엎는다. 완벽한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한, 완벽한 시장 또한  존재할 수 없다. 시장은 어딘가 고장 나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 적절한 때가 되면 정부는 각 잡고 고장 난 곳을 수리해야 한다.


정부의 가장 큰 역할 대중이 시장에서의 '구매력'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대규모의 적자지출 또는 인플레이션을 감내하더라도 이를 지켜내야 한다. 대규모의 공공사업, 세금 감면 등을 통 직접적 '통화'가 개인에게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시장의 '유통' 유지시켜야 한다.


어쩌면 신자유주의 학파의 주장처럼, 언젠가는 '보이지 않는 손' 고장 난 시장 자연 치유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인간의 유한함' 강조했다. 인간은 '장기적'으로 기다릴 여유가 없다. 사상에 매몰되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순간,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


'종국에는, 모두가 죽기 때문이다.'


나는 평화가 그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견지한다. 내 견해가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진 것으로 보일지라도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 매시간마다, 하루하루, 가능한 한 오랫동안 평화를 연장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다. 미래는 우리가 예상하는 그 어떤 것과도 상당히 다를 것이라는 점 외에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p. 423


케인스가 주장하는 힘 있는 '큰 정부'는 자유를 제한하는 '공산주의'와 맥이 닿는 것처럼 보인다. '자율 경쟁'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에도 대치되는 듯 보인다.  그래서 불과 몇십 년 전까지도, 아니 현재까지도 신자유주의자들의 핍박과 공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케인스는 '평화'라는 이상을 견지한다. 철저한 현실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그였지만, 순진하다는 표현을 쓸 수 있을 만큼 이상을 포기하지 않는다. "매시간마다, 하루하루, 가능한 한 오랫동안 평화를 연장하는 것.."그말한 다소 감적인 이 표현에는 그의 이상이 무엇인지 짐짓 떠올려진다.  


 말처럼,

우리는 살아야 한다. 하루하루 이렇게 살아야 한다.


'종국에는 거의 모든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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