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는 방향이 있다. 비행기 표의 출발지와 도착지처럼 그 고유의 경로가 있다. 그 방향은 쉽게 바뀌어지지 않는다. 바꿀 수 도 없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꼭 비행기라는 표만 있는 것도 아니다. 자동차, 버스, 선박처럼 그 경로는 실로 다양해서 서로의 도착지가 서로일 확률은 낮다. 게다가 시간대마다 표가 있다는 점에선 그 확률은 더욱 희박하다.
그래서 잔인하다. 나의 도착지가 되었으면 하는 곳도 결국엔 시간이라는 제약 아래에선 의미가 없으니까.
그래서 슬프다. 상대의 도착지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것은 말이다.
그래서 다행이기도 하다. 내 마음 역시 결국엔 그저 기호에 불과하니까. 그저 화살표의 방향이 맞지 않는 것뿐이니까.
그래서 위로가 된다. 무뚝뚝하게 방향을 나타내는 것이 포기하기 더 쉽게 만드니까.
사랑하는 사람의 등을 본다는 건 그런 거다.
마음에는 방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