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카페로 출근해서 일한 지 한 달이 되어간다. 이제 학생들이 몰리는 요일, 시간, 그 시간에 따른 메뉴등에 점점 여유가 생겼다. 손님수가 줄어들거나 하지도 않았는데 같이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과 수다 떠는 시간이 생기는 걸 보면 일이 손이 익었다는 증거일터.
학생들의 수업시작으로 잠깐의 여유로운 시간. 까페라떼 주문이 들어왔다. 팀장은 여유롭게 우유 스팀을 치고는 스팀이 다 된 픽처를(우유스팀 용기) 테이블에 탁! 탁! 치더니 무언가를 한다. 가까이 가보니 우유거품으로 작은 하트를 만들어 손님께 내드린다. 우유거품으로 만든 하트라니. 예쁘다. 내가 카페에서 주문해서 먹을 때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는데 팀장 손에서 직접 그려지는 하얀 우유 하트를 보고 있자니 짧은 감탄이 나왔다.
“우와~예쁘다~”
“예쁘긴, 하긴 하트 만들려고 얼마나 연습을 했는데”
“연습을 어떻게 하는 거예요? 집에서 혼자?”
“아니이~나 바리스타 자격증 있어요. 바리스타 자격증 따려면 우유스팀 쳐서 하트를 만들 줄 알아야 해요.”
“아~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려면 하트도 만들 줄 알아야 하는구나~”
“그럼요. 나 바리스타 자격증으로 여기 취직된 건데. “
“그래요? 나도 우유하트 해보고 싶다. 나도 바리스타 자격증 공부 한번 해볼까?”
”쉽지 않아요. 내가 얼마나 연습을 했는데~“
팀장은 무슨 몇 안 되는 국가고시에 합격한 것처럼 바리스타 자격증 소유를 겁나 으스댔다.
그날 집에 가서 바리스타 자격증에 대해 알아보았다.
자격증을 따면 카페취업, 학원강사, 개인창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취업도 강의도 창업도 관심 없고 그 우유로 하트만 그려보고 싶었다. 알아보니 라테아트라고 스팀처리된 우유로 커피 위에 여러 가지 그림을 예술적으로 그려내는 수업이란다. 여러 학원에 전화문의를 해보니 라테아트는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어야 배울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솔직히 커피에 관심도 그리 없고 심지어 나이가 들어 갱년기에 접어들면서 카페인을 섭취하면 숙면을 취할 수 없게 되어 그나마 마시던 아메리카노도 디카페인으로 바꾼 지 오래다. 그런 내가 바리스타 자격증이라니.
그래도 라테하트를 만들기 위해 할 수 없이 바리스타 자격증을 공부해 보기로 했다.
다행히 내가 사는 동네에 바리스타와 제과제빵을 가르치는 학원이 있어서 문의를 했고, 대부분의 학원에서 국비지원 과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내일 배움 카드로 주 1회 토요일 과정으로 신청을 했다. 40시간 이상을 수료해야 하며 주 1회라 한 번에 5시간씩 다이렉트로 몰아서 수업이 진행되었다. 시험도 학원에서 진행이 되고, 시험 감독관도 학원원장님이 채점을 해주신다.
이론시험도 있는데 답이 있는 시험문제를 여유 있게 알려주셔서 그것만 알아도 웬만해선 이론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 실기도 시험을 위한 실습이어서 내가 아는 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싶다면 열정과 시간과 돈만 있으면 누구나 딸 수 있다.
계획에 없던 카페 알바를 시작으로 역시 생각지도 못한 바리스타 자격증을 검색하고 있는 나 라니… 내일 일도 모르는 삶을 그야말로 겁 없이 살고 있는 요즘이다.